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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커피인의 축제 2021 월드커피챔피언십을 마치며

비즈니스 스터디

전 세계 커피인의 축제 2021 월드커피챔피언십을 마치며 코로나19 이후 2년만에 새로 열린 2021 월드커피챔피언십의 변화점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021 월드커피챔피언십World Coffee Championships(이하 WCCs)이 성공적으로 개최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2년만에 새로이 열린 대회에서는 변화점들이 돋보였습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의 풍경

스페셜티커피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 SCA 산하 기관인 월드커피이벤트World Coffee Event, WCE가 주관하는 이벤트인 WCCs. 커피인의 연례행사와도 같았던 WCCs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이례적으로 개최가 불발됐습니다. 한 해를 건너뛰고 다시 열린 WCCs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새로 정비한 룰과 풍경이 나타났는데요, 올해의 WCCs 개최지는 이탈리아 밀라노. 유럽 최대의 식품, 커피 엑스포인 호스트 밀라노Host Milano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습니다. 호스트 밀라노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으나 컨벤션 센터에 입장하기까지 절차가 엄격했습니다. 센터앞에 위치한 게이트에서 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를 받거나 EU 그린패스 QR코드를 제시해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내부 부스에서는 자유로운 시음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시음존이 따로 마련된 국내 카페쇼와는 다른 점이었습니다. 안전한 대회의 개최를 위해 선수와 심사위원에게는 조금 다른 룰이 적용됐습니다. 시연하는 선수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는 선택 사항이었지만, 심사위원은 음료가 제공되기 전까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또한 심사위원석이 지그재그 형태로 배치되어 상호 간 거리두기를 최대화할 수 있는 동선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대회는 전과 달리 헤드저지와 일반 심사위원의 커피 공유가 금지됐는데요, 타액이 섞일 것을 우려한 규정으로, 이에 따라 ‘컵 유니포머티 Cup Unifor mity’ 항목이 사라졌습니다.

백룸의 풍경도 눈에 띄게 변했습니다. 가능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스태프 인원을 감소했고, 코치의 역할도 최소화하는 등 안전을 기했습니다. 더불어 보다 효율화된 시간 배치를 적용하여 선수들간의 대면을 축소했습니다. 변화한 규정과 풍경은 2년의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연구하고 적용시킨 흔적을 보여줬으며, 이는 위드코로나 시대에 열리는 다양한 커피 관련 대회, 이벤트의 지표로도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콜롬비아의 강세, 파나마의 부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월드브루어스컵WBrC, 월드컵테이스터스챔피언십 WCTC으로 이루어진 이번 대회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 없이 마무리 됐습니다. WBC의 우승컵은 콜롬비아의 디에고 캄포스Diego Campos가 차지했는데요, 이번 참가자 중 유일하게 500점을 넘기며 압도적인 우승을 거둔 인물입니다. 그는 콜롬비아의 라스 누베스Las Nubes 농장의 커피를 사용했는데, 2위와 3위는 콜롬비아 인마쿨라다Inmaculada 농장의 커피를, 4위는 파나마의 핀카 누구오Finca Nuguo를 사용했으며, 5위는 케냐 농장을, 끝으로 6위는 에티오피아 게샤빌리지Gesha Village 커피를 사용했습니다. 이렇듯 올해는 콜롬비아 커피가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예년과 달리 파나마 게이샤는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죠. 그 밖에 케냐 커피와 에티오피아 커피가 수상했다는 점에서 커피의 다변화가 확실하게 느껴진 결과였습니다. 또한, 우승자와 5위 선수가 각기 콜롬비아와 케냐 선수로 산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 해였습니다. WBrC에서는 스위스의 매트 윈튼Matt Winton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고, 파이널리스트 대부분이 콜롬비아 인마쿨라다 농장 등 콜롬비아 커피를 사용했습니다.여기서도 파나마 커피의 활약은 미미했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라 판단했습니다. 갑작스레 대회가 열린 상황에서 커피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확 시기상 콜롬비아가 가장 적당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콜롬비아의 강세를 전반적인 흐름으로 보기 위해서는 내년까지는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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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만난 국내 선수들의 활약

국내 선수들의 멋진 시연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WBC에서 14위를 차지한 방현영 바리스타는 파나마 라 에스메랄다La Esmeralda 커피를 사용하여 멋진 시연을 선보였습니다. 2년간의 준비기간이 헛되지 않게 전혀 흔들림 없는 시연을 보여줬으며, 특히 1라운드를 통과할 때 파이널리스트 기준인 6위를 기록하며 결선에 관한 기대를 갖게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명의 심사위원에게 유독 낮은 점수를 받아 아쉽게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WBrC에 참가한 김승백 바리스타도 파나마 라 에스메랄다 커피로 훌륭한 시연과 커피 맛을 보여줬습니다. 오픈서비스 시연에서 80점이 넘는 점수를 받았던 그는 탑10에 준하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의무서비스 시연에서 평소보다점수가 낮게 나오는 바람에 21위를 거두며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훌륭한 맛을 보여줬던 김승백 선수는 “단 2주의 시간 동안 준비해서 출전한 대회지만, 후회 없이 쏟아부은 도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WCTC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는데, 챔피언을 차지한 추경하 선수가 호주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국인인 것이었습니다. 호주에서 일하는 그는 차후 귀국하여 한국에서 커피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인 주상민 바리스타는 준결승을 1위로 통과하고 결승에서도 가장 짧은 시간에 경기를 마치며 우승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답이 오답으로 확인되며 끝내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워낙 자신있게 골랐던 문제였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답을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2년 만에 열린 WCCs에서 3개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약 일주일간 백룸에서, 때로는 스테이지에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며 함께했던 필자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다시 시작된 커피인들의 축제에 결과와는 별개로 많은 이의 얼굴에 미소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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