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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바리스타의 시대는 머지않았다

비즈니스 스터디

로봇 바리스타의 시대는 머지않았다 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시대
전문 산업 전방위에 부는 자동화 바람이 커피업계에서도 거세다. 주문 접수부터 음료 제조 및 서빙, 심지어 배달까지 로봇이 전부 해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람의 능력으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을 앞으로는 로봇 이 더욱 빠른 속도로 침범하리라는 건 너무도 자명한 사실. 자동화의 과도기에 서 있는 바리스타를 비롯한 커피업계 종사자가 견지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지 고민 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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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시대

로봇이 내려준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더 이상 생경한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최초의 로봇 바리스타로 알려진 미국의 '카페X'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도 어언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듬해 국내에서도 로봇카페가 커피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로봇카페가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하더라도 이것이 앞으로 기존의 카페를 대체할 거란 생각을 가진 이는 많지 않았다. 단지 로봇 팔이 혼자 움직이며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신기해 재미삼아 한두 잔 사 마셔볼 뿐이었다. 하지만 운좋게 도시기가 잘 맞아 떨어져서였을까, 아니면 예고된 변화였을까. 2020년대에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했던 무인화 바람은 언택트라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거센 폭풍으로 거듭났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로봇카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비트코퍼레이션'의 무인 로봇카페 '비트b;eat'는 2022년 1분기에 전년 대비 전국 매장 평균 61% 상승한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외식업 전반(16.3%)보다 약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커피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의 커피 전시회 서울카페쇼에서는 2023 년 커피산업 키워드의 하나로 '뉴 프로세싱New Pro- cessing(새로운 가공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업계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형태 등 다양한 측면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커피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하고, 자동화 및 무인화를 능동적으로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 할 것이란 해석을 포함한다. 실제로 최근 성료된 2022 서울카페쇼에선 다양한 로봇카페 업체가 등장해 눈길 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엑스와이 지X Y Z'는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층간을 오가며 건 물 내에서 식음료를 배달하는 초소형 배달 로봇을 공개 해 화제를 모았다. 엑스와이지는 지난해 자사의 무인 로 봇카페 '엑스익스프레스X-EXPRESS'의 첫 매장을 오픈 하고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는 등 자동화 열풍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커피산업의 자동화 바람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내 로봇시스템 통합업체는 최근 3년간 관련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의 로봇시스템이 도입된 카페 네 곳 중 두 곳은 이미 폐점했다. 로봇카페를 도입하려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대의 비용이 소요되는 탓에 선뜻 투자하려는 자영업자가 적기 때문이다. 무인카페가 시장에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점도 지적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카페 내 일회용품 규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컵과 빨대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다. 하지만 무인카페에서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동종 업계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식품자동판매업종에 속하는 무인카페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의 우선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무인화가 업계에 건강하게 정착하기 위해선 관련 법 개정 역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라곤 하나 그 누구도 전세계적인 전염병이 닥쳐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듯, 로봇 바리스타가 앞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할지는 알 수 없다. 미래를 준비한다면 커피 추출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는 것은 기본이고, 오로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발전시키는게 중요할 테다. 지난 11월 열린 『다시 쓰는 커피학개론』의 출간기념회에서 백석예술대학교 송호석 교수가 비슷한 취지의 견해를 전한바 있다. 그는 "로봇 기술이 발달하면 기계가 사람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내리게 될 것"이라면서 "커피인이 취해야 할 자세는 R&D(연구개발)를 하는 것이다. 기계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어떤 품종을 어떻게 로스팅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라고 커피 지식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많은 사람이 커피 제 3, 4의 물결을 지나 다음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역시 커피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키워야할 필수역량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듯하다. 로봇카페 업체들 로봇 기술 향상만큼이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부분이 바로 '휴먼 터치Human Touch'1)다. 하지만 로봇이 아무리 사람 흉내를 낸다한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상냥한 안부 인사를 건네는 바리스타를 이길순없다. 커피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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