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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창업 ABC-7

비즈니스 스터디

카페창업 ABC유형별 트렌드6 – 복합문화 공간
독일 문학가 헤르만 헤세의 단편 소설 「황야의 이리」에는 고독함과 슬픔이 담겨있습니다. <이리카페>에는 그 고독함과 슬픔을 품은 이들이 각자의 예술을 가지고 모여듭니다. 그리고 이들의 옆엔 늘 진한 커피 한 잔이 놓여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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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이면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우 대표는 미술을 하는 또 다른 공동대표와 동업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할 당시, 두 사람에게 소위 말하는 ‘장사꾼 기질은’은 죽었다 깨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연스레 알음알음 알고 찾아오는 예술인들이 점점 많아졌고, 두 사람이 만들어낸 이리카페에는 그들이 보낸 뜨거운 청춘의 시간으로 가득해졌습니다.

작업실의 정체성이 뚜렷한 공간
이리카페에 앉아있는 손님들을 한번 둘러보기만 해도 이곳의 성격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습니다. 여럿이 책을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창작을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혼자 오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음악 작업을 하거나 그림 그리고, 글을 쓰는 것에 하루 종일 몰두합니다. “저희가 창업할 당시만 해도 카페에서 노트북을 하고, 책을 읽는 개념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당시 이리카페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콘센트도 많이 구비해두고, 혼자 앉아 오랜 시간 머무르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었어요.” 또한 작업을 하는 가게라는 정체성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리카페로 이끌었습니다. “카페에 10시간 이상 앉아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랑 같이 출근했다가, 또 같이 퇴근하는 분들도 있었죠. 이리카페는 그런 분들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입니다. 그분들이 이 공간에서 작업하는 시간을 존중하는 거죠.” 맛있는 커피, 라떼아트가 멋진 커피보다도 작업할 수 있는 환경, 스스로의 내면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이리카페의 강점으로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보적인 색깔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이리카페, 올해에는 로스팅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예전엔 커피에 대한 생각이 단순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는 정말 농도 짙은 이미지의 음료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대표는 커피의 매력을 이야기하며 이리카페 브랜드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내놓고자 하는 비전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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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으로서 빛을 발하는 곳
이리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예술을 하거나, 예술을 지향하는 이들입니다. 김대표는 이들에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펼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회를 제공합니다. 대표적으로 이곳의 티슈는 손님들의 인증샷을 부를 만큼 인기가 좋은데, 아트워크를 하는 직원들에게 소정의 비용을 주고 디자인을 맡긴 것입니다. 이에 김대표는 “누군가한테는 티슈가 그저 코와 입을 닦는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저희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해요”라며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를 전했습니다. “이것은 기록의 일부입니다. 이 소중한 모든 순간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것 하나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는 김대표에게서 시인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이리카페는 복합문화공간의 선구자이자 선두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창기 때부터 이리카페에서는 작가들의 낭독회와 음악인들의 공연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김대표가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만큼 가치 있는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이죠. 이 문화는 지금까지도 활발히 이어져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작을 낸 여성 작가 ‘배수아’의 낭독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리카페 전용 팟캐스트를 진행한다거나, SNS 페이지에 전 직원이 모여 수제 액상차를 담그는 영상을 올리기도 하며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하나하나 쌓여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지금, 비로소 진정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커피 한 잔에 붙은 이름도 이리카페답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플랫화이트 음료는 ‘화이트포레스트’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고, 마치 흰 숲속으로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변 겨울에는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마시기에 좋은 따뜻한 ‘뱅쇼’가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저는 카페란 마치 평상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지친 하루 끝에 동네 작은 슈퍼 앞 평상에 앉아 있으면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이 있잖아요. 그 옆에 앉은 이웃들의 이야기를 살짝 살짝 엿 듣기도 하면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마음속으로 꼭 한 자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그런 마음을 들게 하는 곳이면 좋겠어요, 우리 이리카페가.” 김대표는 더불어 “이곳에 온 이들이 각자의 예술을 서로에게 전염시키고, 또 전염되어 가길 바랍니다. 그 과정이 진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이리카페의 정체성과 그 안에 담긴 가치를 상기시키네요.

이리카페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이 기록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청춘들이 이곳에서 마음속에 간직한 예술을 풀어내고 있는지 생각하면, 이리카페가 앞으로 해나갈 여정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리카페 곳곳에 가득한 예술가들의 빛나는 순간순간이 아름답습니다.

[인포]

오픈 2004년 10월(1호점) / 2013년 2월(2호점)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길 27
문의 02-323-7861
운영 매일 10:00~01:00, 금-토요일 10:00~02:00, 일요일 10:00~24:00
메뉴 아메리카노 5,000원, 화이트포레스트 6,000원, 뱅쇼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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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간커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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