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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퍼와 디스트리뷰터-1

커피스터디

파츠 탬퍼와 디스트리뷰터-1
탬퍼는 바리스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커피 추출에 있어서는 빠질 수 없는 도구다. 최근에는 디스트리뷰터와 핸들리스 탬퍼 등 다양한 탬핑 관련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바리스타가 주목하는 가장 핫 한 탬퍼와 디스트리뷰터는 무엇이 있을까. 그 개념에서 트렌드까지 새롭게 접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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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쟁이가 된 탬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는 탬퍼는 재질과 디자인, 핸들의 유무 등을 달리하며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골라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모습을 뽐내고 있지만, 탬퍼가 처음부터 대중들의 관심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탬퍼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면 함께 제공되는 부록에 지나지 않았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강도도 약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커피시장이 발전하기 시작한 90년대 후반, 에스프레소 머신의 기능을 익히기에도 바빴던 사람들에게 탬퍼는 그저 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면 딸려오는 부속품일 뿐이었다.

핸들의 모양, 외형적인 아름다움 등으로만 좌우되던 탬퍼의 평가 기준이 달라진 것은 ‘렉 바버’의 영향이 컸다. 2005년 캐나다에서 열린 탬퍼 컨테스트에 ‘C-플랫C-flat’이라는 베이스를 가진 탬퍼를 들고 등장한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탬퍼 베이스의 형태는 유로 커브, 아메리칸 커브, 플랫이 전부였다. C-플랫은 유로커브와 플랫이 더해진 모양으로써 이와 같은 베이스가 추출에 있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함께 설명해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추출 기술 향상에 목말라 있던 바리스타들은 새로운 베이스의 탬퍼를 구매해 비교분석하기 시작했고, 업체들도 탬퍼의 기능 연구에 몰두했다. 렉 바버가 이후에도 선보인 여러 베이스를 비롯해 탬핑 시의 압력과 수평을 맞추기 위한 핸들리스 탬퍼와 디스트리뷰터까지 차근차근 등장하며 탬퍼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탬퍼 서포터, 디스트리뷰터

간혹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핸드리스 탬퍼와 디스트리뷰터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의 사전적인 의미는 ‘배급, 배전기’라는 뜻으로 카페에서의 디스트리뷰터는 탬핑할 때 포터필터에 담긴 원두를 고르게 분배해주는 도구이며 탬퍼와는 다르다.

2015 WBC에서 사샤 세스틱이 O.C.D를 들고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2016년 봄 정식으로 상품이 출시되자 전 세계 사람들이 너도나도 지갑을 열었다. O.C.D 이전의 레벨링 도구는 대부분 막대 형태로 손으로 레벨링 하는 것에 비해 기능적으로 별다른 우위를 점하지 못한 반면, O.C.D와 BTT, 샷 칼러Shot collar 등의 도구는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그러나 바리스타들이 원하는 ‘고른 분배’는 단순히 표면만 다독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원두가 포터필터 내부에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담기길 바라는 것으로서 현재의 디스트리뷰터가 완벽하게 고른 분배를 해준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디스트리뷰터가 가장 최선의 형태일 것이며 인기 또한 한 때의 유행에 그칠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으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디스트리뷰터의 성능이 개선돼 도징툴과 함께 고른 분배를 위한 도구로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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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핑, 그리고 추출

추출 변수는 워낙 많기 때문에 탬핑 외의 모든 변수를 제어한 채 테스트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 때문인지 탬핑이 추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근거나 이론은 없는 실정이지만, ‘탬핑이 추출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뒤집어 말하면 ‘어떤 바리스타가 어떻게 탬핑하는가’로도 커피맛이 좌우될 수 있다는 소리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장에서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커피교육을 시킬 수 없을 때, 혹은 직원들의 실력이 너무 미숙하거나 천차만별로 다를 때는 차라리 핸들리스 탬퍼와 디스트리뷰터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자동 그라인더를 사용하거나 저울로 그램수를 측정한 후 툴을 이용해 탬핑하면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맛있는 커피 추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 걸까?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자동 그라인더 역시 약간의 오차는 있고 탬핑 툴 또한 사전에 미리 세팅해 두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당일의 원두 상태, 그라인더 매쉬, 포터 필터에 담긴 원두 양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탬핑의 강도를 조절하는 건 여전히 바리스타가 도맡아야 할 과제다.

탬퍼 고르기

좀 더 획기적인 것, 새로운 것도 좋겠지만 결국에는 자기 손에 맞고 익숙한 것을 고르게 된다. 누군가는 나무로 된 탬퍼를, 누군가는 아주 묵직한 탬퍼를, 또 다른 누군가는 에스프레소 머신에 딸려온 가볍고 약한 플라스틱 재질의 탬퍼를 꾸준히 사용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손 모양도 탬핑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특정한 탬퍼를 쫓기보다 본인의 추출 스타일에 맞는 탬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탬퍼의 베이스 크기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사실 필터 바스켓 사이즈처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탬퍼와 필터 바스켓 사이의 간격이 너무 꼭 맞으면 탬퍼를 들어 올릴 때 압력에 의해 피스톤 현상이 일어나 원두가 딸려 올라올 수 있고,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가장자리는 제대로 탬핑이 되지 않아 추출이 균일하지 못하게 된다. 만약 지금 매장에서 쓰는 탬퍼가 너무 뻑뻑하거나 헐겁다면 탬퍼와 필터 바스켓의 크기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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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커피DB(181호)
사진  월간커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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