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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RECIPE - Water & Coffee

커피스터디

TIP WATER RECIPE - Water & Coffee
물의 성분이 커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들여다볼수록 신기하고, 재밌는 물과 커피의 관계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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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다른 것이 아니라 물이 달랐다!

“어우~셔!” 기자라는 직업 덕택에 국내외 유수의 스페셜티 카페 원두들을 접하고선 틈틈이 원두를 구매하곤 했지만 이상하게도 집에서 브루잉해 마시면 커피가 유달리 새콤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했다. 나에게 배달되는 커피만 로스팅이 잘못된 것인가…기자의 하소연을 가만히 듣고 있던 박상호 이사가 집에서 무슨 물을 썼냐고 되물었다. ‘삼다수’라고 대답하자 박이사가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삼다수의 경우 미네랄이 적기 때문에 약하게 로스팅한 스페셜티 커피와 궁합이 맞지 않는 물이라는 것. 송성만 바리스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매장 초창기에 삼다수를 사용해서 커핑을 한 적이 있었는데 비교적 산미톤이 높았다. 알고보니 삼다수의 경우 산미의 버퍼Buffer 역할을 하는 탄산칼슘(CaCo3)이 보통 정수물보다 함류량이 적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박상호 이사는 “모든 로스팅 회사들은 사용하는 물에 의해 프로파일이 나온다”고 말하며 물의 중요성에 대해 그야말로 방점을 찍었다. 박이사가 근무했던 런던 스퀘어마일에서는 납품처에서 스퀘어마일에서 사용하는 물 관련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으면 원두를 납품하지 않을 정도로 물에 대해 엄격하다고 한다. 물의 석회력이 높아 머신 내부에 쉽게 스케일이 생기거나 부식돼버리는 영국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분위기일 수도 있을 터. 박이사는 “해당 설비의 가격이 500~600만 원 가량 하지만 그 기계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퀘어마일에서 로스팅한 커피가 목표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납품처에서도 같은 조건의 물이 필수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센터커피에서 B2B 형태로 원두 납품을 하지 않는 이유도 국내 대부분의 카페에서 아직은 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공급처와 같은 물의 조건을 만들어 놓고 원두를 납품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모른채 매장에서 커피를 추출하면 결국 공급처를 향한 컴플레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직은 한국이 물에 대해 둔감한 것은 어쩌면 국내의 물이 유럽과 비교해 좋은 편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물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들

앞서 살펴봤듯 국내 수질이 매장에서 사용하기엔 무난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셜티 카페들이 굳이 돈을 들여 관련 기기를 따로 설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았다. 물의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비나 눈이 오고난 뒤 지하수가 연수가 되는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장이 일반적인 정수 시스템만을 사용할 경우, 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물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TDS나 미네랄 성분의 양을 조절 가능한 설비를 따로 설치할 경우 매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의 상태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해당 기기를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매일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송성만 바리스타는 “과거 커피의 산미가 강하고 마우스필이 거칠게 느껴져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아봤는데 TDS의 수치가 40ppm으로 굉장히 낮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물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때라 이 부분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이후 아침마다 물의 TDS를 체크해 적정 수치를 유지하도록 조절한다”고 회상했다.
물과 관련하여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도록 하자. 관련 레시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까? 프릳츠에서는 재료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면서도 커피의 밸런스를 추구한다. 프릳츠에서 사용하는 물이 100ppm인데 이와 같이 TDS가 비교적 낮을 경우 신맛이 도드라질 수 있어 미디엄 라이트 로스팅을 하되 추출을 짧게 하진 않는다. 센터커피 역시 로스팅 포인트는 미디엄 로스팅을 추구하되 물은 90ppm으로 맞췄다. 여기서 잠깐, 물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TDS의 수치만이 아니다. 맥스웰 역시 심포지움에서 “Beyond TDS”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과연 무엇일까?

미네랄의 함량에 주목해야

“물에서 궁극적으로 보는 것이 3가지 있다. 칼슘, 마그네슘, 탄산칼슘 이 세 가지가 커피를 추출했을 때 어떤 맛을 끌어내느냐를 결정한다.” 박상호 이사는 물의 성분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매장에 이를 측정하는 기계가 있냐는 질문에 박이사는 “기계는 아닌데…” 나직이 되뇌이며 바 쪽으로 성큼 성큼 걸어가더니 작은 시료 두 병과 미니 비커 두 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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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T의 테스트 키트. 10㎖ 물에 시료를 떨어뜨림으로써 물에 포함된 미네랄 함량을 대락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우선 박이사는 물에 노란색 뚜껑의 시료를 두 방울 떨어뜨렸다. 첫 방울에서 물의 색상은 파란색으로, 두 번째로 시료를 물에 떨어뜨리자 파란 물이 다시 붉은색으로 변했다. 시료 한 방울 당 17.8ppm으로 테스트키트에서 이상적으로 제안하는 색상인 붉은색을 만들기 위해 두 방울의 시료가 필요했으니 용액에는 탄산칼슘이 약 35.6ppm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파란색 뚜껑의 시료는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을 파악하는 것으로 테스트키트에서는 물의 색상이 붉은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이 이상적인 변화라고 제시했다. 박이사가 물에 시료를 네 방울 떨어뜨리자 물의 색상이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그는 비커를 가리키며 “미네랄 함량을 이정도로 맞춰 놓으면 라이트 로스팅된 커피라 하더라도 커피가 시지 않고 과일 향미가 잘 우러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각 물질의 역할은 무엇일까? 칼슘은 커피를 추출할 때 단맛과 초콜릿맛, 너티함을 끌어내는 역할, 마그네슘은 꽃향이나 과일향을 끌어내는 역할, 탄산칼슘은 산미의 버퍼 역할(산성의 물질이 들어왔을 때 스스로를 알칼라이 성분으로 바꿈으로써 용액을 중성화시킨다. 적당량의 탄산칼슘이 있을 때 사과의 산미 등을 느낄 수 있지만 삼다수와 같이 탄산칼슘이 거의 없을 경우 커피맛이 엄청 시다. 반대로 탄산칼슘의 함량이 너무 높으면 모든 산미를 중성화시켜 아무리 약하게 로스팅된 커피라 하더라도 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탄산칼슘이 너무 많을 경우 기계 내 석회가 쉽게 생겨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네랄의 역할

● 칼슘 : 단맛, 초콜릿, 너티함을 끌어냄
● 마그네슘 : 꽃향, 과일향을 끌어냄
● 탄산칼슘 : 좋은 산미를 끌어냄. 너무 적으면 신맛이 강해지고 너무 많은 경우 커피맛이 플랫해지고 기계 내 석회(스케일) 물질이 생기기 쉬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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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커피 DB

사진  김대현

추천(0) 비추천(0)

  • 라파엘곤

    물의 성분이 커피의 어떤 맛에 영향을 주는지 자세히는 몰랐는데 미네랄 성분의 역할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네요.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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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롬비아빈

    항상 같은 원두를 사도 집에서 내리는 맛이 차이가 심하다 생각했는데 그 문제가 물일 가능성이 높군요. 물론 실력차도 있겠지만...크게 깨닫게 되는 좋은 글입니다.

    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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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수

    이 글을 보기 위해 누른 손가락을 칭찬하고 싶네요 ㅎㅎ 늘 물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하였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하였는 데 오늘에서야 정리가 제대로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20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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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itforitttt

    커피=과학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글 중 하나네요! 어떻게 보면 미세한 차이지만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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