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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커피인 6인을 만나다 [Chapter 2-3]

커피스터디

TIP 해외 커피인 6인을 만나다 [Chapter 2-3]
커피산업은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이들이 합당한 대가를 받을 때 지속가능하다. 그러나 포화상태의 시장, 터무니없이 낮은 커피 가격은 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카운터 컬처 커피에서 커피 매니저이자 그린빈 바이어로 근무하고 있는 케이티 카길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끊임없이 모색 중이다.
케이티 카길로(Katie Carguilo)카운터 컬처 커피 커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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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한다. 커피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대학생이었던 2002년,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커피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커피에 흥미가 생겼고, 오늘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여러 대회에 출전했는데, 2012년에는 미국내셔널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목표를 달성했다. 현재는 <카운터 컬처 커피(이하 카운터 컬처)>의 커피 매니저로, 캘리포니아주 베이 에리어Bay area에 위치한 로스터리에서 일하고 있다.

카운터 컬처 커피에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가?

2007년부터 2014년까지는 뉴욕에 있는 카운터 컬처 트레이닝 센터에서 고객지원과 바리스타 교육을 담당했다. 이후 2014년 후반에는 캘리포니아로 옮겨와 당시 새롭게 오픈한 로스팅 시설의 커피 부서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 나의 업무는 퀄리티 분석으로, 모든 샘플 로스팅과 커핑을 맡고 있다. 또한 커피 바이어로 여러 커피산지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커피 부서의 매니저로서 커피 소싱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정의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동안 이뤄온 성과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지금까지 바리스타, 트레이너, 대회 챔피언, 그린빈 바이어까지 여러 직무를 경험하고, 다양한 도전을 이어왔다. 직무별로 요구하는 커피스킬은 각기 다른데, 여러 가지 스킬을 갖추면 굉장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한번은 콜롬비아의 여러 커피농부들로부터 에스프레소 추출을 부탁받은 적이 있다. 마이크를 사용해 대회에 대한 설명까지 해야 했는데 당시 머신은 완벽하게 세팅돼 있지 않았고, 대회에서 사용한 커피도 없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바리스타 챔피언’과 여러 산지를 다니는 ‘커피 바이어’라는 나의 포지션에 맞게 대응했다. 농부들이 ‘바리스타와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커피 종류’ 등 답하기 난처한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도 잘 해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농장이 있는가?

구체적인 농장을 콕 집어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는 5ha, 혹은 그보다 작은 소규모 농장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세계 커피농업의 70%는 소규모 자작농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작은 규모로 인해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그 점이 늘 아쉬웠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에 따른 변화가 일고 있다. 시장 접근성이 좋아지고 소통 역시 원활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소작농들에게, 그리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대규모 생산자뿐만 아니라 ‘모든’ 농부들에게 커피경작이 성공적인 사업 아이템이 되었으면 한다.

기후 변화가 커피 생산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물론이다. 이상 기후로 인해 기후 패턴이 바뀌면서 실제로 커피 생산이 감소하는 추세고, 질병 발생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전략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재활용을 열심히 하는 등 환경을 위해 노력해도 기후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적응Adaptation’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카운터 컬처의 지속가능성 부서에서는 우리의 파트너들이 특정 기후에 맞춰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전략을 제시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로세싱 트렌드는 어떤가?

프로세싱과 건조 방식 등에 대한 실험에 적극적인 이들의 경우 굉장히 독특하고 차별화된 맛을 찾는 데 주력한다. 여러 시도들이 눈에 띄는데, 그중 내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물을 적게 사용하는 허니나 내추럴과 같은 프로세싱 방법이다. 일부 지역에서 물 부족이나 낭비 현상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가격에 대한 의견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커피 가격에 관심이 많고, 그린빈 가격이 올라가길 희망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요 커피들의 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커피를 생산하는 농부들을 위해서라도 가격은 올라야 한다. 과거에 비해 생산자들이 커피 가격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커피 가격은 터무니없이 낮다.

현재 미국 커피산업의 이슈는 무엇인가?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로스팅 컴퍼니나 카페가 너무나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많은 카페들이 커피에 대한 ‘투명성’을 강조한다. 이는 보통 그들이 사용하는 커피가 생산된 농장의 이름을 기재한다거나, 생산자의 사진을 게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그런 행위들이 생산자에게 지불되는 금액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양성 부족 역시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양성 부족은 똑같은 문제에 똑같은 접근방식을 들이미는 결과를 낳는다. 커피산업 리더들에게는 무엇보다 다양성이 필요하다.

한국 커피산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작년 방문을 통해 직접 체험한 한국의 커피산업은 정말 훌륭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유형의 커피 경험을 기꺼이 체험하고 받아들인다는 점이 부러웠다. 심지어 이들은 가격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에 반해 미국 소비자들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몇몇 사람들은 커피 품질은 개의치 않고 그저 저렴하기만을 바란다. 심지어는 그들이 마시는 싸구려 커피가 환경이나 경제적인 관점에서 ‘착취’하는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반면 좋은 커피를 사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격이 높은 커피가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커피에 대해 지불할 수 있는 가격, 그리고 청구할 수 있는 가격을 모두 제한해버리기 때문이다.
질문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을 이야기하자면, 많은 카페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매장별로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물론 한국 바리스타들의 커피수준도 감명 깊었다.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가격과 가격 투명성 이슈 해결을 위해 힘쓸 것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그린빈의 가치를 어떻게 매길 것인지, 공급 체인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 커피산업은 모두 C마켓 가격을 기준으로 삼지만 이는 좋은 가격 지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격이 너무 낮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C마켓 가격의 두 배, 세 배로 커피값을 매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농부들이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포장이나 수입과 같은 중간 단계가 최종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커피 가격에 대한 많은 토론과 대화가 필요하다. 업계가 다함께 노력해 언젠가는 사람들의 구매 결정이 생산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길 바란다.

※ 카운터 컬처 커피 Counter Culture Coffee

카운터 컬처는 1995년 설립된 회사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두 개의 로스팅 시설과 13개의 커피교육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커피숍은 운영하지 않는다. 그중 두 번째 로스팅 시설은 4년 전 캘리포니아 에머리빌Emeryville에 오픈했다.





  월간커피 DB

사진  월간커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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