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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커피인 6인을 만나다 [Chapter 2-4]

커피스터디

TIP 해외 커피인 6인을 만나다 [Chapter 2-4]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나이부터 우연찮게 커피를 시작한 팀 윈들보는 2004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이후에도 커피업계 내에서 그의 활발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콜롬비아에 농장 부지를 구매하면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가 바라본 세계 커피산업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팀 윈들보 Tim Wendelboe2004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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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먼저 부탁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커피전문가로, 2007년에 <팀 윈들보>라는 로스터리 카페와 커피자원센터를 오픈했다. 커피업계에 몸을 담그게 된 건 1988년부터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학교생활에 지쳐있던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결정하기 위해 1, 2년 정도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 나이에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카페 근무였다. 당시의 나는 커피를 마시지도 않았고, 심지어 커피숍이 뭔지도 몰랐다. 하지만 우연히 오슬로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스톡플릿Stockfleth's> 앞을 지나가다 풀타임 바리스타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일주일 뒤부터 일을 시작했다. 바리스타로 일해보니 정말 재밌고 매력적인 직업이라 느꼈고, 오너의 격려에 힘입어 몇 년간 대회에 출전한 끝에 2004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현재는 내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린빈의 구매, 수입과 더불어 로스팅과 직원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2015년에는 콜롬비아 땅을 구입해 커피를 어떻게 재배하는지 배우는 중이다.

그동안 커피산업 내에서 이룬 성과가 궁금하다.

바리스타로 경력을 시작해 일찍부터 스톡플릿의 한 매장을 책임지고 운영했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스톡플릿의 모든 매장을 운영할 기회를 얻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는 친구와 함께 6개의 매장을 운영했는데 친구는 경영을, 나는 제품 생산과 직원 교육을 맡았다. 스톡플릿의 커피를 로스팅하고 나의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점점 바리스타, 로스팅 업무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팀원들과 함께 커핑과 퀄리티 컨트롤을 진행한다. 또한 그린빈 구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커피생산지와 활발히 교류한다. 우리가 구매하는 커피를 생산하는 농부들과 함께 수확과 가공, 건조 방법에 대한 엄격한 프로토콜을 개발했으며, 농업 활동의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콜롬비아에 있는 농장에서 퇴비를 만들거나 수작업을 하며 1년 중 2~3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의나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한때는 CoE의 심사위원이나 바리스타 대회의 트레이너, 심사위원으로서도 활동했다. 커피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출간했는데, 그중 한 권은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많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

소비자의 경우 브루잉 매뉴얼 강의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고, 커피 전문가는 로스팅 강좌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커피산업에 로스팅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는데, 나에게 있어 커피 로스팅은 그린빈과 각 커피가 지닌 잠재력을 이해하는 데에 관한 전반이다.

세계 커피산업이 최근 어떤 변화를 겪고 있다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커피산업은 더욱 세계화되고 있으며, 전 세계 생산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스마트폰, 페이스북, 왓츠앱 덕분이다. 훌륭한 커피를 찾는 것도 10년 전에 비해 훨씬 쉬워졌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농부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커피산업에서 농부들은 여전히 가장 취약 계층이다.

매일 많은 로스터리가 오픈한다. 이는 시장에 훌륭한 커피를 제공하는 로스터와 수입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농부들에게 지불되는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 같다. 많은 회사들이 커피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농부들은 결국 커피 재배를 중단하고 말 것이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커피머신이나 도구가 있다면?

요즘에는 ‘비콘 크래프트 브루어Bkon Craft Brewer’로 커피를 브루잉하거나 실험하는걸 좋아한다. 이는 밀폐된 진공 챔버를 갖추고 있어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커피가 추출된다. 비콘 크래프트 브루어로 내린 커피 중 ‘베스트’로 꼽을 수 있는 커피는 비콘을 알기 전, 개인적으로 최고의 브루잉 방법이라고 여겼던 커피보다 맛있었다. 기기를 컨트롤하는 것도 쉽고 차나 다른 음료 제조도 가능하다. 내 생각에는 오늘날의 커피시장에서 가장 저평가 받고 있는 브루잉 머신이지 않을까 싶다.

노르웨이 커피산업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노르웨이의 커피 산업은 매우 발달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집에서 꽤 좋은 품질의 커피를 내려마신다. 내가 개발에 참여한 윌파 블랙 프리시전Wilfa Black Precision 브루어나 모카 마스터Mocca Master와 같은 자동 필터 브루어로 말이다. 슈퍼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브랜드의 커피에서도 꽤 괜찮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스몰 스페셜티 로스터들은 그들의 품질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커피는 주로 집이나 직장, 커피숍에서 소비되고 전체 커피 중 90%는 필터커피거나 필터커피에 우유나 설탕을 살짝 첨가한 메뉴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커피시장의 문제는 스몰 로스터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포화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시장은 경쟁이 만연하지만 아직 포화점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본다.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5~6년 전 노르웨이에는 20개 미만의 로스터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7~80개로 늘어났다.

최근 주목하는 커피산지는 어디인가?

케냐와 에티오피아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곳의 생산자들과 일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커피가 에티오피아와 케냐에서 재배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두 나라의 커피는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여전히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한국 커피산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 한국 커피산업은 ‘미쳤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뜻으로 말이다. 한국에는 훌륭한 커피를 제공하고 만들어내는 카페, 로스터, 바리스타들이 많다. 2017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이 서울카페쇼에서 개최됐을 때 한국을 방문했는데, 한국 커피산업의 다양성과 높은 수준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이처럼 커피산업이 많이 발전했음에도 한국에서 만난 커피인들은 모두 배움에 대한 열정과 겸손함을 지니고 있었다. 한국을 다시 방문해 한국 음식과 커피문화를 더 많이 경험하고 싶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콜롬비아에 있는 나의 농장에 집중하고자 한다. 2~3개월 가량 농장에 머물며 커피를 경작하고 생산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할 것이다. 또한 로스팅 회사와 카페를 성장시키는 일에도 주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해외출장이 잦기 때문에 팀원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본다. 팀워크 향상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팀 윈들보 Tim Wendelboee

팀 윈들보는 2007년 에스프레소 바와 로스터리, 그리고 자원센터로 시작했다. 모든 업무가 50m² 규모의 공간에서 이뤄졌는데 작년부터 공간의 한계를 느껴 로스터리는 장소를 옮겼다. 팀을 포함해 총 14명의 직원이 일하며 매년 38톤의 커피를 로스팅한다. 에스프레소 바에서는 오로지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만을 제공하고 음식, 차, 논커피 음료는 판매하지 않는다. 오슬로의 번화가에 위치해 있지만 골목길에 있어 찾기 어렵다. 하지만 수년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세계 각지에서 많은 방문객이 찾아온다.





  월간커피 DB

사진  월간커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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