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에스프레소의 개념과 역사

• 에스프레소의 정의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뜻을 지닌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증기압을 이용해 추출한 진하고 풍부한 맛의 이탈리아식 커피를 말하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의 커피음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에스프레소는 가늘게 분쇄한 원두 7~10g에 85~95℃의 물로 8~10bar의 압력을 가해 20~30초간 빠르게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한 잔 분량은 약 20~30㎖이며, 시간에 따라 신맛, 단맛, 고소한 맛, 쓴맛 순으로 추출된다. 에스프레소는 브루잉 커피에 비해 추출시간이 짧고 그만큼 물에 용해되는 카페인의 양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선 다른 커피와 마찬가지로 원두의 특성과 추출 변수에 따른 차이를 이해하고, 기본적인 추출 과정과 기술도 익혀야 한다.
에스프레소는 물에 용해되지 않는 커피의 오일 성분이 미세한 크기로 쪼개져 분산된 에멀전 형태를 띠며, 덕분에 진한 풍미와 매끄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에스프레소는 표면을 덮고 있는 진갈색(또는 황금색) 거품층 크레마가 커피의 온도와 향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 에스프레소 머신의 발전사

1901년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엔지니어 루이지 베제라는 보일러의 물이 가열되어 발생하는 1.5bar의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을 고안, 증기압을 이용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특허를 취득했다.
1905년 이 머신의 특허 사용권을 얻은 데지데리오 파보니는 라 파보니라는 머신을 개발해 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100℃ 이상의 높은 물 온도 때문에 커피에서는 강한 쓴맛과 탄 맛이 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물 온도와 추출압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머신 연구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1947년 아킬레 가찌아는 9bar의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피스톤 방식의 머신을 개발해 에스프레소 크레마를 탄생시켰고, 이는 오늘날 에스프레소 머신의 원형이 되었다.
1960년 카를로 에르네스토 발렌테가 개발하여 이듬해인 1961년에 선보인 훼마 E61은 전동 펌프를 이용해 일정한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② 크레마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표면에 크림처럼 미세하고 조밀한 거품층이 형성되는데, 이를 크레마라고 한다. 크레마는 커피의 지용성 성분인 커피오일과, 커피 추출 시 물이 분쇄원두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거품의 결합체이며, 휘발성 향물질을 포함한 수많은 이산화탄소 기포로 이루어져 에스프레소를 마셨을 때 풍부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크레마의 두께와 색, 점도, 보존력 등은 에스프레소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크레마가 4~5mm 두께에 진갈(또는 황금색)을 띠거나, 에스프레소 전용 잔인 데미타세에 담아 옆으로 기울였을 때 크레마가 그대로 1분 이상 지속되면 잘 추출된 에스프레소라고 본다. 크레마는 에스프레소의 표면을 덮어 열손실을 줄여 주고, 산소 침투를 막아 에스프레소의 향미가 변질되는 것을 막아 준다.
크레마의 상태는 원두의 신선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로스팅 날짜가 짧은, 숙성이 덜 된 원두일수록 이산화탄소 함량이 높아 크레마의 유지력이 떨어지고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을 때 크레마가 많이 생성되기 때무에 일정기간 숙성 과정을 거친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크레마의 상태


③ 에스프레소의 종류와 특성

• 리스트레또
리스트레또는 이탈리아어로 제한된이라는 뜻이며, 에스프레소보다 추출시간이 짧고 추출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리스트레또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빨리 추출을 마치기 때문에 더 진하고 농축된 커피를 얻을 수 있으며, 향미의 개성이 강하고 신맛이 도드라지는 편이다.

• 룽고
룽고는 이탈리아어로 길다는 뜻이며, 에스프레소보다 추출시간이 길고 추출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에스프레소는 추출시간이 길어질수록 농도가 연해지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보다 10초가량 더 추출하는 룽고는 전반적으로 연하고 향미의 개성이 약하며 쓴맛이 도드러지는 편이다.

• 도피오
이탈리아어로 두 배를 뜻하는 도피오는 두 잔 분량의 에스프레소를 동시에 추출한 더블 에스프레소다. 도피오는 일반 데미타세보다 큰 잔에 제공하며, 한 잔 분량의 에스프레소는 싱글 에스프레소라는 이름을 붙여 구분한다.

글  월간커피 DB

사진  월간커피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