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닫기

브루잉, 그 시작은 로스팅으로부터

커피스터디

브루잉 브루잉, 그 시작은 로스팅으로부터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는 머신이 필요하다. 머신의 메커니즘에 따라 에스프레소의 맛은 다르게 표현되며 머신에 맞게 로스팅 프로파일을 잡아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다. 그렇다면 브루잉 커피는 어떨까? 브루잉 커피를 추출하는 데 있어 에스프레소 머신의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드리퍼다. 드리퍼의 선택지는 넓고도 넓기에 우리는 해당 드리퍼의 메커니즘에 맞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갖춰야 한다.
873b7405114df0a8794a13d7daa3bf32_1588897088_6116.jpg

로스팅은 크게 건조
, 메일라드 반응, 캐러멜라이즈, 디벨롭 타임 순으로 진행되며 각 구간에서 온도상승률Rite of Raise을 얼마나 컨트롤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산미가 좋은’, ‘웰밸런스의’, ‘단맛이 좋은등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기 때문. 이 구간을 거치는 동안 온도 상승 혹은 하강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가 바로 로스팅 프로파일이다. 대개 시간과 온도를 큰 축으로 하여 투입 온도, 터닝 포인트, 1차 크랙 시점, 배출 온도, 총 소요 시간을 표시한다. 가장 이상적인 프로파일이라고 여겨지는 곡선은 [ 그림 ]과 같다.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의 로스팅 차이

들어가기 앞서 에스프레소용 원두와 브루잉용 원두는 로스팅을 어떻게 달리해야 하는지 확인하자. 주로 에스프레소용 원두는 맛의 밸런스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블렌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싱글 오리진을 에스프레소로 추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업적인 로스팅은 블렌드가 주를 이루며 맛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시티에서 풀시티 사이의 로스팅 레벨이 가장 많다. 필자의 경우 에스프레소용 로스팅은 먼저 로스팅 머신의 총 용량 중 풀 배치Full Batch를 선호한다. 배치 사이즈가 크면 클수록 전도contiction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단맛을 좋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크랙 유도 시간은 8분 초반, 건조-메일라드 반응-캐러멜 라이즈 구간을 가져가고 DTR과 배출온도는 [ 표1 ]처럼 표현하고자 하는 맛에 맞게 조절한다.

 

873b7405114df0a8794a13d7daa3bf32_1588897147_8577.jpg
 

브루잉의 경우 생두가 지닌 잠재력을 충분히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배치 사이즈를 하프 배치 혹은 1/3배치로 로스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치 사이즈가 낮아질수록 대류convection를 많이 쓰기 때문에 산미를 잘 표현할 수 있다. 필자는 하리오 드리퍼를 사용하고, 산미와 단맛이 풍부한 커피를 선호하기 때문에 배치 사이즈를 적게 해서 로스팅 프로파일을 설정한다.
 

873b7405114df0a8794a13d7daa3bf32_1588897376_0537.jpg


드리퍼에 따른 로스팅 프로파일 설정

이제 각각 드리퍼에 어울리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알아보자. 드리퍼는 가장 대중적인 칼리타, 하리오로 선정했다.

 

칼리타

칼리타는 3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커피가 추출된다. 침지식 방식으로 추출 속도가 느린 편에 속한다. 특히 칼리타 웨이브는 전용 필터가 있고 필터의 하단부가 드리퍼 안쪽과 직접적으로 밀착되지 않아 그 공간에 저항이 생긴다. 이때 푸어링을 하면 진공현상으로 인해 추출이 더 느려지게 된다. 추출 속도가 느린 침지식 드리퍼이기 때문에 물이 빠르게 통과하는 투출식에 비해 로스팅에서부터 생두를 덜 발현시켜야 한다.

1차 크랙을 유도하는 시간(건조, 메일라드 반응, 캐러멜라이즈 구간의 온도상승률)을 짧게, 혹은 DTRDevelopment Time Ratio(전체 로스팅 시간 중 디벨롭 타임이 차지하는 비율)을 낮게 잡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발현이 많이 된 커피를 칼리타로 추출한다면 산미보다는 밸런스에 집중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반대로 산미를 줄이고 밸런스가 좋은 커피를 추출하고 싶다면 1차 크랙 유도 시간을 길게 그리고 DTR을 높여 로스팅해보자


873b7405114df0a8794a13d7daa3bf32_1588897456_1702.jpg


하리오 V60

하리오는 하나의 큰 추출구를 가졌고 추출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하는 투출식 드리퍼다. 칼리타와 같은 크기의 입자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커피가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로스팅 시 발현을 조금 더 해줘야 한다.

칼리타 사용 시 산미가 좋은 커피 로스팅 프로파일을 하리오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상대적으로 티라이크tea-like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1차 크랙 유도 시간을 조금 길게, 그리고 DTR을 조금 높게 가져가야 좋은 산미의 커피를 얻을 수 있다.

 

873b7405114df0a8794a13d7daa3bf32_1588897386_4627.jpg

 

Tips 로스팅 디벨롭

로스팅 디벨롭이란 생두의 특성이 가장 잘 발현되는 구간인 1차 크랙과 배출시점 사이에 성분이 변화하는 현상을 뜻한다. 커피향미는 1차 크랙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생두의 팽창도가 낮아 충분히 형성되지 않지만 1차 크랙 이후의 열량 변화에 따라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원두는 디벨롭 타임을 길게 갖는지 짧게 갖는지, 혹은 언제 배출하는지에 따라 산미를 강조하거나 무거운 향미를 연출할 수도 있다.

 

추천(2)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