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2월 발생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경제와 산업이 뒤집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의 권고 수칙이 나왔다. 5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완화된 지침이 나왔지만 다시 감염자 수가 증가하면서 거리 두기가 아예 해제되는 시점은 멀어 보인다.
두 정책의 공통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것’이다. 코로나19의 감염이 사람의 비말을 통해 이루어지는 탓이다. 이에 따라, 커피 업계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건 ‘비대면 주문 시스템’의 도입이다. 일대다(一代多) 접촉을 막고 혹시 모를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카페의 인건비 감소를 위해 이전부터 비대면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매장들은 보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장의 흐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비대면 주문 시스템은 ‘스마트 오더’, 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원격 주문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사이렌 오더’로 많이 알려진 스타벅스는 스마트 오더의 선두주자다. 2013년에 론칭한 사이렌 오더는 복잡한 러쉬타임의 혼잡을 막기 위해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개발한 시스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선불로 돈을 충전한 뒤 직원과의 대면 없이 미리 음료를 주문해 매장에서 곧바로 픽업하는 방식이다.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줄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난 뒤 또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이후 폴바셋, 탐앤탐스, 커피빈, 할리스 커피, 드롭탑,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렌차이즈들이 자체 스마트 오더의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출시 초반 서비스 오류 등 불안세를 보이기도 했다.
자체 서비스 앱 개발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은 스마트 오더 전문 앱과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패스오더’, ‘나이스오더’, ‘이모더’ 등 다양한 주문 앱이 생겨나고 있다. 쥬씨의 경우 전국 600여 개 매장에서 패스오더를 이용해 주문을 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도 스마트 주문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스마트주문’은 ‘테이블 주문’과 ‘미리주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 ‘테이블 주문’은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으로 고객이 매장에 배치된 QR코드를 찍고, 메뉴를 담은 후 네이버 페이로 결제하면 업체로 주문이 접수돼 바로 메뉴 제조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미리주문’은 네이버에서 매장을 검색해 미리 주문을 넣고 결제까지 마친 뒤 제조된 음료를 가져가면 된다. 주로 매장이 넓지 않은 1인 운영 매장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용산구에 위치한 <로칼커피>는 1인이 운영하는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로 ‘네이버 스마트주문’을 이용해 더 빠르게 러쉬 타임에 대비할 수 있었다. 카페뿐만 아니라 외식업계 등에서도 적용해 범위를 늘려가는 중이다.
또 다른 방법은 키오스크Kiosk, 즉 무인 계산대의 도입이다. 패스트푸드점의 첫 도입에 이어 여러 카페에서도 키오스크 주문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브알라 커피, 바빈스 커피, 오가다, 공차 등은 일부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해 주문을 받고 있다. 특히, 공차의 경우 음료 주문 시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 많기 때문에 그림과 함께 확인하며 직관적으로 주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 자금이 든다는 점과 직원과는 대면하지 않지만 많은 고객이 공용으로 사용하므로 청결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 외에는 배달이나 배송을 활용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배달 어플리케이션은 이미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업체마다 수수료 정책이나 이용자 수, 경쟁률 등이 상이해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커피 구독은 원두나 드립백, 콜드브루 등을 일정 주기로 배송하는 것. 블루보틀, 프릳츠 등의 업체에서 시행하고 있다. 입맛에 맞는 원두를 골라 받아보거나 계절에 맞는 다양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로,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는 매장이라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많은 변화가 필요하긴 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참 어렵네요
2020-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