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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에서 수확까지

커피스터디

TIP 파종에서 수확까지
스페셜티 커피산업은 커피 산지 농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산지는 커피 지식의 기초가 되는 배경과 환경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다. 로스팅과 커핑, 추출만으로 커피의 캐릭터를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다소 제한적인 정보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커피를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지면 기초가 약해지게 된다. 기초를 잘 다져놓아야 커피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물론,

통찰력을 키워 자신이 원하는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커피 지식 쌓기의 일환으로 산지 방문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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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산지로!

필자는 올해 초 코스타리카를 방문했다. 친구 곤잘로Gonzalo가 소유하고 있는 ‘코페아 디버사Coffea Diversa’에서 진행하는 커피 농장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4박 5일 동안 농장에 머물며 제조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의 이론을 공부하고 실습하며 관찰한다. 커피 묘목을 심고 비료를 주는 것부터 잡초 제거, 커피 수확과 선별, 가지치기, 프로세싱, 건조, 스크린 사이즈 분류, 도정, 포장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고 몸소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커피 생산의 전 과정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어 평소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현지 농장주, 농부에게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산지에서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커퍼, 로스터 그리고 바리스타에게 커피 지식을 공유하고 농장주와 유대감을 쌓는 교류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많은 산지 중 필자가 코페아 디버사를 선택한 이유는 물론 오랜 친구와의 인연도 있지만, 커피의 다양성을 지향해 700여 가지의 커피 종과 품종을 재배해 책에서만 보았던 것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호에 언급했던 코페아 유게니오이데스Coffea Eugenioides, 옐로우 게이샤Yellow Geisha와 수단 루메Sudan Rume, 퍼플레이션스Purpurascens는 물론이고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0.1%를 차지하는 코페아 리베리카Coffea Liberica까지 한 랏Lot을 차지하고 있다. 뮬타Murta, 베네시아Venecia, 시오쎄Cioccie 등 생소한 커피 품종도 이곳에서 직접 커핑할 수 있고 원하면 구매도 가능하다. 커핑을 통해 같은 환경Terroir에서 다른 커피 종이나 품종을 재배하면 향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특징을 요약·정리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덤이다.


새로운 프로세스, 무산소 발효는 무엇인가

프로세스는 커피가 가지고 있는 향미를 보다 선명하게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몇 년 사이 내추럴이나 워시드, 허니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프로세스 외에 ‘무산소 발효Anaerobic Process’가 등장하며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알려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필자 또한 무산소 발효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방문 당시 코페아 디버사에서 무산소 발효를 세 가지 방식의 프로세스로 진행하고 있었기에 이를 통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무산소 발효는 기본적으로 산소를 제거한 환경에서 커피체리를 발효하는데, 커피 과육과 점액질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Potential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천천히 건조한다. 밀폐된 플라스틱 통에 온전한 상태의 체리나 허니·워시드 프로세싱을 거친 생두를 넣고 단단히 밀봉한다. 그 후 그늘진 곳에서 단순 발효하거나 여기에 주기적으로 탄소를 강제 주입해 무산소 상태를 유지하기도 하는데 탄소를 주입하는 경우는 ‘탄소 발효Carbonic Maceration’라 부른다.

이 외에도 맥주나 와인 제조에 사용되는 효모를 밀폐된 플라스틱통에 넣어 발효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산소가 제거되는 ‘이스트Yeast 발효’가 있다. 단, 효모별로 무산소 활동 범위와 정도가 달라 향미에도 영향을 주는데 특유의 향미를 최대한 표현하려면 72시간 발효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건조는 32시간부터 최대 7일간 아프리칸 베드에서 진행하며 구매자가 원하는 향미에 따라 밸런스나 산도Acidity 등의 강도Intensity를 조절한다. 무산소 발효는 크리미Creamy한 바디와 와인과 같은 과일 향미를 가지며, 탄소 발효는 강한 산미와 묵직한 바디가 특징이다. 이스트 발효는 사용하는 이스트 종류에 따라 고유한 향미가 생성된다. 코스타리카에 무산소 발효가 도입된 지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위 세 가지를 하나의 범주로 묶지 않고 별개의 프로세싱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지식을 외워 전달하는 사람들은 그 한계가 분명하며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반면 경험을 통하면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해 기초가 단단해지며 커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식과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표현하는 것. 바로 이것이 커피 향미의 차이를 이해하는 밑바탕이 되어 말에 진정성과 자신감을 부여한다.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커피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월간커피DB
사진  월간커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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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감성

    산지로 정말 더 가고싶어지는 글이네요. 코로나때문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커피인으로 산지가 참 더 궁금해지네요~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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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

    다양한 프로세싱이 가능한 산지 체험은 언제 다시 가능해질런지 ㅎㅎ 간접경험이라도 할 수 있어 좋은 글이네요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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