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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적인 시각 속 살아남은 저가 커피의 과거와 현재

커피스터디

TIP 회의적인 시각 속 살아남은 저가 커피의 과거와 현재
2015년 국내 커피시장을 뒤흔든 가장 큰 이슈라면 ‘저가 커피’였다. 커피의 품질, 시장의 질적 성장, 소 비자의 수준 등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부정적, 회의적으로 평가되어온 저가 커피는 의외로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쯤에서 이 시장의 흐름 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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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시장의 흐름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2만 6,105곳이었던 저가 커피전문점은 2013년 3만 7,650곳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이디야커피’를 필두로 하는 2,000원대 ‘중저가’ 커피가 주를 이뤘다. 그러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판매하는 ‘빽다방’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14년 하반기에 가맹사업을 본격화

하며 한 해 동안 40여 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던 빽다방은 2015년에는 200여 개의 점포를 추가하며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저가 커피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많은 저가 브랜드가 생겨났고, 심지어는 1,000원 미만의 커피가 등장하며 시장은 ‘초저가’ 경쟁으로까지 치달았다.

한동안은 그야말로 저가 커피가 커피시장을 지배하는듯 했다. 여러 언론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에 대해 논했다. 커피업계에서는 ‘저가 커피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재료비는 물론 임대료, 인건비 등 각종 고정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게 카페 사업인지라 한 잔에 2,000원 혹은그보다 낮은 가격의 커피를 팔아 이윤을 남기기란 쉽지 않기 때문. 하나하나의 이익은 적게 보는 대신 많은 양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정책만이 이들의 살 길로 여겨졌는데,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매장 수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자 이마저도 어려워 보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17년 여러 저가 브랜드가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했다며 비판받았다. 급격하게 불어온 저가 커피 열풍에 편승한 여러 브랜드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쯤이다. 이처럼 커피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던 저가 커피는 기세가 약해지며 그저 시장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었다.


눈에 띄는 성장 보이는 저가 브랜드

그러나 저가 커피시장에서 중저가 이상의 브랜드보다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들이 있다. 일단 저가 커피 브랜드의 원조 격인 빽다방은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매장 수를 늘려나가며 이익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흥강자’라 부를 만한 몇몇 브랜드가 눈에 띈다. 우선 ‘메가엠지씨커피(이하 메가커피)’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2016년 1월 가맹사업을 시작해 4년 6개월 만인 2020년 7월 1,000호점을 오픈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두 달 뒤인 9월에는 1,110호점의 운영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각 브랜드의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2019년 기준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빽다방이 3억 2,501만 원, 메가커피는 2억 7,585만 4,000원으로, 이디야커피(2억 1,693만 1,000원)보다 높다. 메뉴 가격을 더 낮게 책정했음에도 이런 성과를 거뒀다는 건 꽤나 인상적이다. 이외 가맹점 수가 2018년 214곳에서 2019년 384곳으로 늘어난 ‘컴포즈커피’ 등 일부 저가 커피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이렇듯 저가 커피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메가커피는 자사 성공요인이 매년 공급가를 인하하고, 광고 및 프로모션 비용 100%를 본사에서 부담하는 등 가맹점과 상생하려는 정책에 있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점주들의 만족도가 높아 지인 추천으로, 곧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업계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저가 커피의 소구력이 커지고 있으며, 커피 소비의 일상화로 음용량 및 구매 빈도가 늘은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회의적인 시각은 아직도 존재해

한편 저가 커피시장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 카페 점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저가 커피시장의 성장세가 확 꺾일 것”이라며 “지금껏 박리다매 전략으로 운영을 이어오지 않았나. 박리다매 전략을 고수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인력이 필요한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인력에 투자하기 쉽지 않다. 임대료도 매달 나가는데 코로나19로 방문객이 현저히 줄었으니 요즘 매출로는 이 모든 걸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저가 커피시장을 흔들어 놓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얼마 전 ‘커피빈코리아’가 모든 지분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실적이악화된 바 있기 때문에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횡령·배임 등 김도균대표를 둘러싼 논란과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탐앤탐스’, 매년 가맹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엔제리너스’, 기업회생절차까지 신청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은 ‘카페베네’ 등 한때 국내 커피시장을 꽉 잡고 있던 많은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가 좀처럼 힘을 쓰질 못하고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그 바통을 넘겨 받을 수 있을지, 그 경우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월간커피DB
사진  월간커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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