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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리지 스터디6

전문가 칼럼

베버리지 스터디6 음료의 역사, 갈증에서 벗어나다
필요를 넘어 향과 기능만을 즐길 수 있는 차(茶)를 알게 됐던 인류는 신체적 반응을 일으키는 음료의 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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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의 기능적인 면에 주목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는 제법 발전된 문명을 이룩하기 시작했다. 도시는 가혹한 자연으로부터 안전하고 지속적인 보호를 제공했다. 우물과 저수지, 수도, 정수시설의 발달 덕분에 도시인들은 더 이상 물을 찾아 헤매지 않게 됐으며 농경지에서 꾸준히 생산되는 과일과 곡물 등을 이용해 계속해서 음료를 만들어 보관할 수 있었다.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음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갈증 해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축소됐다. 수분 보존과 손쉬운 음용이 목적이던 차와 술 등도 조금씩 기호 음료로서의 의미가 강해지거나 기능적 면에 주목받게 됐다. 

신체적 반응이 일어나는 약용 음료 등장
한편 다양한 문화권이 활발하게 접촉을 시작하던 15세기 무렵, 특정한 신체적 반응을 목적으로 하는 강렬한 기능성 약용 음료가 등장하게 된다. 이 기능성 음료의 기원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남미에서 시작된 카카오를 빼 놓을 수 없다. 남미 대륙 초기 올멕인들은 다른 선사인류들과 마찬가지로, 열매인 카카오포드의 과육을 으깨 주스로 마시거나 발효시켜 술로 음용했을 뿐이다. 그러나 마야인들은 카카오 음료를 일상뿐 아니라 제례용으로도 사용했다. 카카오 음료를 마셨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각성 반응을 종교적 의식과 연결한 것으로, 이는 이미 서기 400년 경 기능성 음료를 알아본 문명이 있다는 뜻이 된다. 다만 카카오 음료는 계속 음료로서 발전하지 않고 초콜릿이란 가공 식품으로 발전했다. 최근 들어선 그 초콜릿을 기반으로 음료가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간단하게  언급하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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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기능성 음료로 각광 받다 
술과 차를 마시던 서구인들은 대략 15~16세기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기능성 음료를 마시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바로 커피였다. 전설에 의하면 에티오피아 오로모족의 목동 칼디가 발견했다고 하나, 사실 17세기 이전까지 아프리카에 커피가 자생한 흔적이나 오로모족 사이에 알려진 커피 관련설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15~16세기 예멘을 비롯한 중동 이슬람 문헌에서 초기 커피음용 기록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비록 최초의 커피에 대해서는 뚜렷하지 않으나, 초기 커피가 약으로 음용되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19세기에 이르러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룽게friedrichbnrunge가 카페인을 분리하기 전까지는 커피의 기능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 몸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을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활동하도록 만드는 커피는 금욕을 추구하는 학구적 이슬람 문화에서 적극 음용하게 됐고, 반대로 술은 본능을 일깨운다 해서 금지하게 된다. 이런 인식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해, 커피는 부담 없는 사회적 음료로 각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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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가공 방식으로 향미를 나타낸 커피
기능성 음료로서의 특징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커피는 기호음료로서도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커피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면 여태껏 다른 음료에서 크게 부각된 적이 없던 강한 향미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천연의 향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발효, 혹은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수준의 소극적인 가공 방식을 취하던 기존 음료와 달리 커피는 원료를 태우다시피 볶음으로써 아주 강한 향을 내는 음료가 된다. 지금까지 나타난 음료 중 가장 인위적인 가공 음료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음료는 수분공급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리고 더 나아가 즐길 거리로서도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다. 맛있는 음료, 소프트드링크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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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전문가
베버리지아카데미 비크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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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HOHUU

    역시 가장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다음으로 발전할 수 있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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