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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of Peru

전문가 칼럼

Coffee of Peru 2018 MOB 챔피언의 페루 산지 연수기 Ⅱ - 바이어 미팅 현장 견학과 후닌 지역 방문기
좋은 커피 교육자의 부재가 안타까웠던 바이어 미팅 현장, 그리고 역사를 품고 있는 후닌 지역에서의 커피 가공 과정 참관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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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역할, 그리고 품종과 프로세싱에 관한 교육의 중요성
아침 일찍부터 전날 커핑을 해봤던 커피의 농장주, 바이어와의 미팅을 위해 호텔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미팅에서 상당 시간동안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 역할의 중요성이 가장 큰 주제였으며, 더불어 농부들에게 주어지는 커피 품종과 프로세싱 인지도에 관한 교육의 퀄리티가 떨어져 아쉽다는 이야기가 거론됐다. 따라서 농부들조차도 생산성에 목적을 두면서 품질 측면이 소홀히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커핑 시간에 준비됐던 커피가 파카마라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버번 품종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그런데 그 이후 로스팅된 커피를 보니 버번, 티피카, 카투라, 그리고 소량의 게이샤가 섞여 있었다. 이 사례를 참고하면 아직까지 품종에 관련된 인지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피의 가격대를 충분히 올릴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안타까웠다. 거기에 통역사들도 전달력이 부족해서 농장주와 바이어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한다. 농부가 커피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원하는 방식대로 커피를 가공해주면 방향성을 보며 무조건 구매하겠다는 바이어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못하는 사실도 안타까웠다. 특히 한 농장에서 가공과정 중 불량두, 즉 패널티penalty가 많이 나오는 곳도 있었는데 이는 위생관리 문제로 제조공정부터 다시 확인해볼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 중에서도 워시드 프로세싱에 농장 수질악화 문제가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이야기들은 결국, 우리가 조금만 관점만 바꾸어 페루의 안타까운 현실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 커피산지는 엄청난 생산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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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닌 지역 커피 공장의 역사와 프로세싱 참관기
며칠 뒤 후닌 찬차마요chanchamayo의 산타아나santa ana 지구 pampa huaylle 지역으로 이동했다. 여기서는 coopchebi 농장을 방문한 뒤 허니 프로세싱 커피 공장에서 커핑을 했다. 이 조합에서는 그간의 역사와 카카오, 카스카라를 맛볼 수 있었다. 찬차마요는 1800년부터 커피농사를 시작했고, 1819년부터 나무로 지어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영국인들에 의해 이 건물이 지어졌으며 커피가 전파되었다. 당시 영국은 티피카 품종을 가져왔으며 네덜란드는 로부스타 품종을 가져왔다고. 하지만 페루전쟁이 일어나면서 땅이 모두 훼손된 이후로 이 지역에서 사람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4년 전부터 허니 프로세싱을 위해 이곳으로 공장을 옮겨왔다. 그간 누군가의 관리가 없이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주변에는 커피가 좋은 조건으로 자랄 수 있는 열대우림이 형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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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말리는 것과 허니 프로세싱 두 가지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조합 안 여러 농장의 체리만을 구매한 후 가공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높은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카스카라를 만들어 프랑스와 네덜란드에 수출하고 있다. 관계자는 요새 유행하는 무산소발효도 추진 중이라면서, 현재는 조합 소속 농장이 230개이며 증가 추세로 올해 300개에 달할 것이라 전했다. 수확시기는 5~8월이며 1년에 12,000~15,000QQ(1QQ=46kg) 정도의 커피를 수확한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량이 많더라도 막상 농장 관계자들은 자금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여기에서도 정부의 역할에 관한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이후 블랙허니 프로세싱을 참관해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선 체리의 당도가 높아 건조에 상당 기간이 걸리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늘에서 4~5일 말린 후 볕에서 10일 정도 말리는 방식이다. 확실히 오랜 역사가 있는 곳이라 내공이 상당히 높아 보였다. 방문 및 커핑이 끝난 후 식사를 하기 위해 옥사팜파oxapampa주 빌라 리카villa rica지구로 이동했다. 빌라 리카는 커피를 테마로 꾸민 작은 마을로, 거리마다 보이는 커피 모양의 소품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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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Photographer 박민규
2018 마스터오브브루잉 챔피언
<게락커피>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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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잔

    바리스타님처럼 산지 경험을 해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2020-03-13

    좋아요(0)
  • Poodlehair

    얼마 전 기사 봤어요.. 커피 농부들의 교육 문제와 생두 관리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요.. 그들 스스로 혹은 해당 정부뿐 아니라 커피를 유통하고 사용하는 모두가 신경써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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