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INTERVIEW - But, alive 정지윤 바리스타

브루잉의 접근성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진 요즘 브루잉 트렌드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보는 브루잉 트렌드는 ‘쉬운 커피’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늘 마신 이 맛있는 커피를 내일도, 그 다음날도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쉬운 커피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브루잉 대회 챔피언이기도 한데, 브루잉 커피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거창한 도구나 정해진 틀 없이 마음껏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대로, 비교적 ‘쉬운 커피’ 인거죠. 제가 커피를 처음 시작했던 5~6년 전만 해도 카페에 있는 커피 메뉴의 이름조차 잘 모르는 일반 고객들이 대다수였다면, 현재는 자신의 취향에 가까운 커피의 뉘앙스를 기억하고 산지까지 파악하는 고객들이 늘어났음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홈카페가 유행하면서 집에서도 쉽고 편하게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도록 다양한 브루잉 장비들이 출시되었고, 섬세한 기술을 요했던 과거 브루잉 방법에 비해 푸어오버, 스티어링 등의 비교적 쉬운 스킬로 추출하는 방법들이 많이 알려져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겠죠. 그라인더가 없다면 믹서기로 원두를 갈아도 되고, 물병에 냉침을 해서 마시거나 주전자에 물과 커피를 함께 끓여 걸러 마시는 것도 브루잉의 일종이잖아요. 형태나 분류만 다를 뿐 나만의 브루잉 커피를 어디서나 만들어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브루잉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번 브루잉 랩에서 하리오 V60를 사용한 이유가 있나요?
하리오 V60는 리브가 길고 아래의 추출구가 커서 물 빠짐이 원활해요. 덕분에 물줄기의 속도만으로도 커피의 맛을 조절하기가 편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비교적 쉬운 브루잉 레시피를 활용하기 좋다는 뜻이죠. 하리오 V60 시리즈 중에서도 글라스로 된 모델을 좋아하는데, 외형이 예쁘기도 하고 열 보존도 잘 돼요. 게다가 추출된 커피가 드리퍼 벽을 타고 흐르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어서 애용하는 중입니다(웃음).

정지윤 바리스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재밌고, 맛있는 커피를 추구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재밌어하고, 궁금해 하고, 찾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바리스타이다.

브루잉 레시피 / Brewing Recipe 

사용도구 하리오 V60, 브뤼스타 저울, 온도계, 라쿠진
사용원두 에티오피아 시다마 벤사(Ethiopia Sidama Bensa)
컵 노트 애플민트, 레몬그라스, 허브, 캔디

굵기
너무 굵어지면 커피 성분을 충분히 녹이지 못하고, 더 가늘어지면 작은 입자가 물 빠짐을 방해하기 때문에 ‘굵은 소금보다 조금 가는 정도’로 분쇄하였다.

레시피 원두 30g, 물 92℃, 물 330g(Ratio1:11), 총 3회로 나눠 브루잉(뜸들이기 포함)
추출 시간 1분 50초 ~ 2분
로스팅을 약하게 한 편이라 콩의 조직이 많이 찢어져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물을 잘 먹지 못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충분히 뜸을 들여준 뒤 천천히 1차 추출을 진행한다. 바디감 보다는 산뜻한 산미와 허브 같은 향미를 아이스티처럼 표현하고자 92℃의 물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추출한다. 물과 커피의 충분한 접촉을 위해 마지막은 스티어링으로 마무리한다.




① 뜸을 들이기 위해 30g을 부어주고 30초간 기다린다.
② 1차 추출을 시작해 가는 물줄기로 100g을 천천히 부어준다. (약 20초)
③ 2차 추출에서 물줄기를 굵고 빠르게 200g을 부어준다. (약 30~40초)
④ 10초간 시계방향으로 스티어링하고, 10초 뒤 브루잉을 마무리한다.
⑤ 좋아하는 컵에 커피를 따라 마신다.


정지윤 바리스타만의 브루잉 팁
커피는 요리와 같다. 재료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면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알게 되는 것처럼, 커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로스터리숍이 콩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재밌게 풀어놓고, 추출 가이드에 대한 코멘트도 간략히 제시해놓는다. 이를 참고해서 사용할 원두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어떤 색깔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추출해보니 물은 어느 정도 빨아들이고 내뱉는지 등 을 잘 이해하고 파악할수록 더 좋은 맛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한 가지 콩을 최소 두세 번 이상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해본 뒤 취향에 맞는 가장 좋은 레시피를 찾아본다. 먼저 자신의 취향을, 혹은 대접할 사람의 커피 취향을 알고 그에 맞는 레시피를 찾아가면 누구나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정지윤 바리스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zzyou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