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더 매력을 살린 공간
올드페리도넛(이하 페리)은 어찌 보면 브랜딩을 새로 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달라진 모습입니다. 창업 때부터 원해왔던 느낌을 더욱 잘 살리기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 고객의 편의가 1순위였는데요. 최수영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채 셀프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며서 추구하는 이미지가 잘 구현이 안됐어요. 그게 늘 아쉬웠고, 손님들의 의견도 중요했죠”라고 설명했습니다. 크나큰 인기를 끌면서 멀리서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았는데 이들은 늘 찾아오기가 힘들다거나, 교통이 불편하다는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경리단길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우연히 들르는 정도일거라고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간 거죠. 저희 카페에 방문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접근성이 높은 곳으로 옮기게 됐어요.” 더불어 외국인이 많은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한국적인 도넛숍’이라는 차별화 전략도 세웠습니다. 한국여행을 온 이들이 수많은 카페 중에서 굳이 페리에 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한 메뉴개발
‘페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바로 튜브라떼입니다. 마키아토 커피 위에 귀여운 사이즈의 베리도넛을 올린 튜브라떼는 이곳에서 최초로 개발한 메뉴인데요. 이 밖에도 칠리초코, 솔티드 캐러멜 라떼 등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여러 시그니처 메뉴는 페리를 순식간에 핫플레이스로 등극시켰습니다. “음료보다는 음식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유명 셰프를 보면 생각지 못한 재료들을 조합해 메뉴를 만들거든요. 중요한 건 겉으로는 달라보여도 들여다보면 성질이 비슷한 재료들을 이용한다는 거예요.” 칠리초코만 봐도 그렇습니다 달콤한 초콜릿에 칠리라니, 이게 무슨 조합일까 어리둥절한 이들이 많지만 겨울에 즐기기 좋은 핫초콜릿에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매운 칠리는 의외로 찰떡궁합이라고. 이처럼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는 시도는 도넛에도 적용되는데요. 하이퀄리티를 지향하는 페리의 수제도넛은 말차, 티라미수 등으로, 케이크처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넛은 몸에 좋지 않은 음식,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요. 직접 반죽하고 숙성하는 수제도넛, 여기에 신뢰할 수 있는 재료와 아이템을 접목해 도넛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요.”
요즘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주얼’에 대한 세심함도 돋보입니다. 최대표가 전하는 팁은 출시 전 카메라로 직접 메뉴를 찍어보라는 것이죠. “눈으로 보는 거랑 카메라로 보는 거랑 달라요. 프레임 안에 균형 있게, 예쁘게 잘 담기는지 늘 살펴보죠. 이 과정을 거치면 너무 길거나 내용물이 잘 안 보인다거나 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요.”

진정성은 따라할 수 없어
이렇듯 메뉴 개발에 있어 참신한 아이디어와 세심함이 관건인건데, 사실 더 중요하고 치밀한 노력이 숨어있습니다. “재료부터 토핑, 잔, 포크 등 메뉴와 함께 제공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어요.” 튜브라떼만 해도 퍽퍽한 도넛의 식감을 보완하려 도넛을 따뜻한 우유거품 위에 올렸고, 단맛을 중화하고자 커피와 페어링했다. 게다가 적당히 적신 도넛을 집어먹으려면 포크가 필요했고, 도넛을 천천히 먹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컵받침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죠. 튜브라떼가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비주얼을 그대로 카피해 판매하는 카페들이 지역 곳곳에 생겨났지만 페리만큼 꾸준히 사랑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서 비롯됐을 것. 단순히 예뻐서, 사람들이 찾으니까 한다는 마음으로는 결코 오리지널을 따라잡을 수 없는 셈입니다.

(인포)

오픈 2016년 5월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7길 66
문의 02-6015-2022
운영 10:00~22:00, 화요일 휴무
메뉴 튜브라떼 6,500원 칠리초코 6,500원 티라미수 도넛 4,500원 미니도넛 3X3 박스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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