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달라진 커피 행사의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커피 행사가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4월, 6월 개최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리코Re:co 심포지엄'과 'SCA 엑스포'가 취소되면서 국내에서도 줄줄이 행사를 연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온두라스 커피를 평가하는 대회 '오로 데 오코테페케'가 취소되자 온두라스 부통령 히카르토 알바레즈는 대변인을 통해 '온두라스 커피에 관심 있다면 농부와 조합을 추천하거나 원하는 회사를 연결해주겠다'는 메일을 온두라스 커피 주요 바이어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커피 행사를 미룰 수는 없는 일이죠.
무엇보다 대회와 옥션은 구매자뿐만 아니라 커피 산지 농장주에게 큰 영향을 주는 행사인 만큼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CoE'는 국내 심사위원의 사전 선발 단계를 거친 후 미국 포틀랜드 소재 ACE 연구실 등에서 따로 커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 외 'BoP'는 온라인 가상 커핑 방식을 채택, 국제 심사위원이 본인의 연구실에서 커핑 및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만에서 개발한 '아쿠아코드 커피 브루잉 워터'를 이용해 수질을 동일한 상태로 만든 후 커핑하는 등 비대면 평가를 위한 변화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비말 감염의 우려로 많은 커피인이 커핑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SCA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커핑 프로토콜'을 발표했습니다. 커피 샘플을 공용 커피스푼으로 떠 개인 컵에 옮긴 후 커핑하는 방식이며, 이때 커핑스푼을 절대 입에 대지 말아야 합니다. 그 외에 비즈니스·퍼블릭 커핑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곳들도 늘었습니다. <커피리브레>는 사전 신청자에게 커피 샘플을 발송해 정해진 날짜에 함께 커피를 맛보고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커핑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커피 전문가들은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생두를 거래하는 업체에 산지 방문을 더는 미룰 수 없을 것"이라며 온라인 대회 개최 및 가상 커핑 등 비대면 커피 행사가 생겨나고 있으나 이러한 방식이 주가 되는 일은 아직 먼 이야기라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예고된 만큼 많은 커피인에게 비대면 커피 행사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입니다.
매장 매출 하락, 달라진 카페 창·폐업의 모습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비슷한 양상을 보이던 카페 창업·폐업의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올해 2월부터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을 발견하기 힘들 정도였고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매장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카페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등교하는 학생이 사라진 대학가 주변 카페가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출이 줄자 원두 납품량을 줄이거나 재주문을 하지 않는 경우도 늘어 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로스터리마저 수익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카페에서 '카페 이용에 대한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매장 내 테이블 간격 넓히기, 전 직원 대상 위생 및 방역수칙 지키기 등을 강조·홍보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3월에는 수도권을 포함 몇몇 지역 카페가 매출 하락세를 보였는데, 6월과 7월에는 전국 카페의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12월 전국 카페 업소수는 2020년 8월 기준 카페 업소수를 비교하면 증가한 것으로 보이나 중구, 강남구를 포함한 서울 내 지역을 보면 매출과 함께 업소 수도 감소했습니다.
물론 카페 창업도 줄었죠.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통계청 자료를 정리한 것을 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카페 개업은 6,745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772건)가 감소했습니다.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경기도이며 그 뒤로 서울, 대구, 인천, 부산, 광주 순입니다. 카페산업은 이미 수 년 전부터 레드오션이라 불렸으나 꾸준히 창업률과 폐업률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와 큰 매출 하락 등으로 인해 폐업률이 크게 늘은 데 반해 창업을 하는 이들이 많지 않아 현재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월간의 새로운 프로젝트, '더컵 미디어센터' 오픈
월간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기획된 더컵 미디어센터가 코로나19로 인해 오픈이 연기되었으나 자체 방역을 실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통해 올해 5월 문을 열었습니다. 점점 치열해지는 커피시장의 상황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든 커피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컨퍼런스룸 내부에는 하이엔드급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를 포함해 각종 브루잉, 커핑 관련 기물을 비치해 어떠한 커피 관련 세미나도 소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최대 5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공간에서 월간가 기획한 다양한 세미나와 행사가 진행됩니다.
또한 세미나 개최와 공간 대여뿐만 아니라 추후 컨퍼런스룸 내 구비된 프로바티노 1.2kg 로스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공유 로스팅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입니다. 더컵 미디어센터 관계자는 "커피인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건 물론, 카페 운영 및 커피 지식 향상에 도움이 될 다채로운 세미나를 마련해 한국 커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글 월간커피
사진 월간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