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스프레소 추출 시 필터 바스켓 안 커피 퍽에 수분기가 남아있다면?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후 커피 퍽을 살펴보면 진흙처럼 수분이 차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 현상은 머신 유량에 따라 커피 퍽의 저항값이 크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분쇄도가 가늘수록 미분이 많아져 바스켓 내부에서 커피와 물의 접촉 면적이 넓어집니다. 그러나 정상 추출 범위 내에서 분쇄도가 너무 가늘면 바스켓에 담는 커피양이 줄어들게 되고, 이때 유량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 잔여물이 남고, 결과적으로 추출 편차가 발생하거나 부정적인 맛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사용하는 필터 바스켕의 타공 타입, 사이즈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정상 추출 범위를 설정합니다. 그리고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좀 더 굵게 설정해 커피양을 늘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설정해놓은 범위 안에서 세팅 값을 정하고 메쉬 값을 바꿔보세요.
2. 그라인더 사용 시 정전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정전기는 주로 성질이 다른 두 물체의 표면이 접촉한 후 떨어질 때, 결정체 혹은 세라믹 등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물질의 온도 변화로 전기가 발생하는 성질이 분리되는 경우 나타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그라인더의 정전기 발생이 잦습니다. 겨울에 난방기를 틀면 외부 온도에 비해 실내 온도가 높아져 건조해집니다. 당연히 호퍼 안에 들어있는 원두도 건조해지고, 그라인더의 발열도 평소보다 빠르게 진행됩니다. 발열된 버에 건조한 원두가 들어가 분쇄되면 온도 편차로 인해 정전기가 일어나 버에 미분이 들러붙습니다. 분쇄 커피는 중구난방으로 분산·토출되기 때문에 추출 편차도 생깁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기적인 청소를 추천합니다. 버를 깨끗이 하고, 토출구 앞쪽에 플래퍼를 설치하면 정전기에 의한 미분 날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로스터리 카페의 경우는 수분감 있게 로스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죠. 마지막으로 헝겊에 약간의 물을 묻히고 그라인더 주위를 닦아 내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관리하면 정전기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커피 퍽이 샤워 스크린에 달라붙는 이유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후 포터필터를 꺼냈는데 커피 퍽이 '뿅'하고 사라진 적이 있으실겁니다. 바스켓이 아니라 샤워 스크린 쪽에 달라 붙어버린 것이죠. 이런 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에스프레소 머신의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머신은 포터필터를 결합한 후 추출 버튼을 누르면 펌프가 작동하고 압력이 빠르게 9bar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때 우리가 볼 수 있는 압력 게이지는 펌프의 압력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3WAY밸브(추출수와 배수를 연결하는 댐 같은 역할을 담당)를 통해 통로가 막히고 남아있던 포터필터 내부 수분이 압력을 받아 샤워 스크린에 붙어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바스켓에 커피 퍽이 담아져 있으면 내부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샤워 스크린에 달라붙기도 합니다. 이 현상의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메쉬값을 굵게 조절합니다. 분쇄도가 가늘면 미분이 많아져 필터를 막아버립니다. 이러면 원두를 굵게 그라인딩하고 세팅값을 다시 맞추면 됩니다.
● 바스켓에 담는 양을 늘립니다. 상대적으로 로스팅 포인트가 높은 커피에서 이러한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데 추출 종료 후 커피 퍽에서 물 빠짐이 느려지면서 포터필터와 외부 공기흐름을 방해하게 됩니다. 로스팅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그럴 수 없을 때는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해보세요.
● 비정상적인 채널링을 방지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채널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예로 들면 샤워 스크린이 정상적으로 결합되지 않았거나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퍽의 중심이나 층에 크랙이 생기면서 비정상적으로 물이 흐르게 됩니다. 이후 커피 퍽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샤워 스크린에 달라붙습니다. 이때는 샤워 스크린의 상태를 확인하고 청소·교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분쇄도, 로스팅 포인트, 추출 양상 등을 파악하면 더 높은 퀄리티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글 커피스니퍼
사진 커피스니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