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 일하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꿀 만한 일이다. 친하고 가까운 지금처럼 일을 하면서도 그저 즐거울 것 같지만, 많은 이들이 동업을 재차 만류한다는 게 현실이다. 이번 기사에서 만나볼 A씨는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 중이다. 학창시절 친구인 B씨와 카페 투어라는 공통된 취미로 많은 카페를 찾았고, ‘언젠가 함께 카페를 하자’는 막연한 꿈을 품었다. 이후 두 사람은 꿈을 실현하고자 커피를 공부한 뒤 차근차근 동업의 길을 걸어갔다. 꿈꿔왔던 일을 이뤄내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 뒤로 카페 운영은 현실이었다.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안주해서는 안 됐다. 신메뉴 개발, 베이킹 등 새로운 업무가 하나씩 추가됐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야만 했다. 문제는 A, B 두 사람이 다른 크기의 열정을 가졌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사업 초반 나름 업무를 동등하게 분배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오픈 전 미리 나와 가게를 청소하거나, 장을 보고 물품을 구매하는 작은 일부터 저조한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 확장까지 모두 A씨가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 과중한 업무에 몸과 마음이 지친 A씨는 수익 재분배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제는 동업의 의미가 없다는 판단 끝에 두 사람은 동업을 해지했다.

동업 전, 동업계약서를 작성하셨나요?

사업 준비 단계에서 동업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증을 받았습니다.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니 ‘갑’, ‘을’이라는 명칭 대신 각자의 이름을 기재했고요. 이때 업무와 수익 분배에 대한 의논도 했어요.

그렇다면 수익과 업무를 어떻게 분배하셨나요?

동업계약서에 수익은 ‘자금출자 비율대로 배분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저희의 경우 5:5 비율로 분배했습니다. 사업 초기 업무는 제가 논커피메뉴, 핸드드립, 베이킹을 맡았고 상대방은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와 SNS 계정 관리를 담당했는데, 갈수록 업무 편중이 심화됐습니다. 막상 가게를 운영해보니 메뉴 외에도 세무나 회계 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았고, 수익창출을 위해 베이킹 사업을 확대했지만 관련 업무는 고스란히 제몫이었죠. 힘들어도 가게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며 묵묵히 일했는데, 언젠가부터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수익이나 업무의 재분배가 필요하셨을 것 같네요.

네. 그렇지만 상대방이 추가적인 업무를 할 것 같지 않아 수익 재분배를 요구했어요. 그렇지만 ‘싫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사업을 그만두고 싶다며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라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죠. 복잡한 상황 속에서 가게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없었고 답답했어요. 결국 상대방에게 적정한 가격에 지분을 양수하겠다고 제안해 그렇게 했습니다.

직접 겪어본 입장에서 동업의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우선 동업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엄청 말립니다. 저도 이젠 누군가 동업하겠다고 하면 말릴 거고요. 하지만 저는 동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둘이였기 때문에 그 나이에는 절대 모을 수 없었던 사업자금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어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준비하는 과정도 의미가 컸고요. 그리고 나와 다른 관점, 시각을 가진 동업자와 이야기 나누며 의견을 공유한다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메뉴개발이나 경영 등에 있어 혼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단점이라면 상대방이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거예요. 정시 출근은커녕 손님이 없으면 앉은 자리에서 핸드폰만 만지고, 담당업무를 제때 처리하지 않는 등 상대방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동업을 정리하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토로하니 ‘누가 그렇게 하랬냐’는 식으로 답하는 상대방을 보며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동업 정리는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보통은 업무 인수인계가 필요하겠지만 저희의 경우 제가 대부분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진행할 일은 없었습니다. 관건은 동업해지계약서 작성입니다. 금액과 양수비용 지급 기한 및 방법, 세금/비용 및 채무/자산 처리 방법 등에 대한 세부사항을 조율하며 작성해야 해요. 가장 예민하고 또 복잡한 부분이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죠. 세무사, 법무사,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동업 정리 이후, 카페는 어떻게 운영하고 계신가요?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카페 운영에 전념하지 못해 매출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평일엔 혼자 운영하고, 바쁜 점심시간대와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하다가 여름 성수기나 매출이 오르고 나면 정직원을 채용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후에는 제 업무시간을 조금 줄여서 몸과 마음을 챙기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합니다.

동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함께 사업을 하려는 상대방의 평소 행동이나 모습, 언행을 꼼꼼히 돌아보세요.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동업을 다시 생각해보세요. 저의 경우 간과했던 부분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냥 지나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지 마세요.

글  월간커피 DB

사진  월간커피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