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간된 「트렌드코리아2018」 (김난도 외 7명 저, 미래의창 펴냄)에 따르면, 2018년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한다고 한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이들은 비교적 경제의 풍요 속에서 귀하게 자란 만큼,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최고로 여기는 것이 특징이다. 책에서는 ‘가심비’를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를 뛰어넘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후 심리적인 만족도까지 충족시킨다는 뜻이다. 이는 ‘작은 사치’에 만족하는 현세대들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예비 카페창업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으로 가심비가 높은 업종으로 ‘카페’가 꼽혔다.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 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에게 높은 심리적 만족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이를 겨냥해서 만들어진 이색 콘셉트 카페를 살펴보았다.



‘신선한 체험을 제공해라’- 가상체험카페, 방 탈출 카페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체험) 카페와 방 탈출 카페는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실내에서 활동적인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젊은이들을 제대로 겨냥한 것이다. VR 카페와 방 탈출 카페는 체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들에게 어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비용은 한 시간에 1인당 1만 5천 원~2만 원 선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매장에 구비되어있는 음료를 마시며 게임도 할 수 있어 독특한 창업 아이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No! 가 아닌 YES! 그들을 위한 카페’- 키즈카페, 독서실 카페

‘애완동물 출입금지, 영유아어린이 출입금지, 카공족 금지…’등 그동안 대다수 카페업주에게 환영받지 못했던 손님을 대상으로 한 카페도 인기다.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은 물론, 미용까지 가능한 애완동물카페, 카공족을 위한 독서실 카페,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키즈카페 등이 그 예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이 같은 카페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손님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쉽고, 그들에게 카페가 사랑방 겸 아지트로 여겨지면서, 업주입장에서는 확실한 단골확보가 된다. 이대역에 위치한 <마이헬싱키카페>의 이보람 대표는 “이 주변에 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는 카페가 없어 운영시간을 새벽 1시까지로 정했다. 테이블마다 스탠딩과 콘센트를 설치하는 등 학생들이 와서 자유롭게 공부하기 좋은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5살 아이와 함께 주에 2~3회 이상 키즈카페를 찾는다는 K씨는, “다른 카페에서는 아이가 뛰어다니거나 소리 지르면 눈치 보이고, 행여 다칠까봐 마음 편히 쉴 수 없는데, 키즈카페에서는 아이는 맘껏 뛰놀고, 나는 또래 엄마들과 육아 정보를 공유하며 수다 떨고 쉴 수 있어 애용한다”고 말했다.



Work and Life balance’-낮잠 카페, 수면 카페, 마사지카페, 만화카페

밀레니얼 세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적은 임금을 받더라도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었으면 하는 것이 이들이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 카페의 역할도 이를 반영한 듯, ‘휴식’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높은 빌딩으로 가득한 여의도 오피스 가의 카페 <단잠>은 여의도 직장인들에게 숨은 휴식처다. 밥보다 잠이 더 고픈 이들에게 점심시간 동안 숙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데, 안락한 안마의자에 누워 마사지도 받고, 심심할 땐 만화책도 보고, 음료와 간단한 음식도 갖춰져 있어 배고플 일도 없다. 이밖에도 반식욕 카페,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것 같은 재미난 콘셉트로 전신 안마와 눈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카페 등 일상에서 잠깐씩 짬을 내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도 계속 성장세다.



‘Blur, 경계가 희미해지다’- 카페펍, 분식 카페, 편의점 카페, 떡 카페

커피만 마시는 카페에 손님들이 식상함을 느끼면서 카페와 또 다른 업장의 형태가 결합해 한 곳에서 두 곳을 방문하는 듯, 일석이조의 매력을 지닌 카페도 눈길을 끈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술을 제공하는 펍으로 운영되는 카페펍은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흔한 콘셉트. 분식집과 카페가 결합된 분식 카페, 카페이면서 편의점 음식도 먹을 수 있는 편의점 카페, 떡집과 결합한 떡 카페 등 커피라는 한 가지 아이템뿐만 아니라 카페 이외의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를 갖춘 카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선택지로 즐거움을 주는 카페 업주들의 노력 덕분에 활기를 띄는 카페 시장. 차별화된 콘셉트로 주목받을 다음 카페는 무엇이 될지 기대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