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재료와의 페어링, 맛도 좋은가?
스무디나 에이드에만 사용될 것 같았던 과일, 야채가 커피와 페어링을 이루는 모습은 새로운 커피 메뉴 탄생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분당에 위치한 플라워 카페 <벨롱>에서는 ‘오렌지카푸치노’를 맛볼 수 있는데, 이는 커피와 오렌지가 만나 마치 적절한 산미가 가미된 화사한 커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는 또 다른 포인트가 숨어있다. 그것은 바로 시나몬. 시나몬의 알싸한 향이 감칠맛을 더해주어 보다 완벽한 페어링을 완성시켰다.
최근 고소한 커피와 부드러운 아보카도가 만난 ‘아보카도 커피’의 페어링 또한 주목할 만하다. 아보카도의 연한 초록과 커피의 색상이 마치 고기의 마블링처럼 섞여있는 모습은 ‘비주얼적인 페어링’을 제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맛에서는 어떨까? 요즘 아보카도가 식재료로 인기가 좋아지며, 이 페어링을 접목하는 카페들이 늘어났지만 ‘맛이 정말 좋다’는 평을 듣는 곳은 몇 되지 않는다.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는 평이 아직까지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중에서도 ‘아보카도의 부드러움이 커피의 고소함과 만난 것이 신선하다’고 호평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맛보다 ‘새로운 페어링’, 그 자체에 점수를 준 것이라는 점은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한다.
무형의 것과 어우러진 커피
먹는 것에서만 머물러 있던 커피의 페어링의 한계로 인해, 최근에는 커피의 페어링이 플레이팅, 음악, 글, 공간 등으로 확대되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페어링 양상이 유형의 것에서 점점 더 무형의 것으로 변해가는 것. 이에 <커피미업>의 대표이자 최근 을지로에 <커피인쇄소>를 오픈한 김동완 대표는 무형의 것들과 페어링을 점점 더 많이 이루어야할 것이라고 말을 전했다.
“예전에는 카페에서 트는 음악에 대해 신경을 별로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커피에 따라 카페의 음악도 바꾸고 있습니다. 어떤 커피가 어떤 노래와 잘 어울릴지를 생각하는 거죠. 예를 들어 커피 칵테일을 선보인다면, 이에 맞는 펑키 스타일의 음악을 트는 거예요. 예전에는 커피와 디저트의 페어링을 주로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 곧 무형의 것과도 점점 더 많이 페어링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김대표는 커피인쇄소 공간의 디테일 하나하나를 커피와 페어링했다. 인쇄소 골목에 걸맞은 인테리어와 소품, 그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전부 페어링의 고려 대상이 되었다. 또한 김대표는 커피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운 여름날이라 할지라도 뜨거운 커피만을 제공하며, 커피의 종류에 따라 플레이팅을 따로 고려해 그에 알맞은 잔을 직접 선택한다. 이러한 페어링을 직접 창조해낼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다. 을지로에 위치한 카페 <잔>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커피에 잘 어울릴만한 잔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한남동에 위치한 <맥심플랜트>에서는 ‘공감각커피’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페어링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자신에게 꼭 맞는 향미의 커피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해당 커피와 즐기기에 적합한 글과 음악을 함께 제공한다.
카페 메뉴판에 적힌 ‘허니브레드+아메리카노’의 세트메뉴처럼, 전형적이던 커피의 페어링이 점점 다채로운 색깔의 옷을 입고 있다. 커피에는 답이 없다고 하듯, 이를 이용한 페어링에도 정답은 없는 듯하다. 다만 무엇이든 커피와 페어링 할 수는 있어도,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본래 페어링이란 ‘잘 어울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주얼적인 것, 새로운 것에만 치중된 페어링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나다운 페어링이 중요할듯합니다
모방보다는 그곳에 가야지만 만날수 있는 페어링
2019-01-17
좋아요(0) 답변무형의 것과 어우러진 커피
페어링
하나하나 배워가는 단어이지만
많은 공감을 하는 내용입니다
제걸로 만들려고 더 노력해야할듯 하네요
2019-01-04
좋아요(0) 답변애주가라 알코올이 들어간 커피 칵테일에 관심이 많네요. 커피미업에서 로스터 겸 바리스타로 있을 때도 커피 테이스팅 모임 때 다양하게 시도를 해봤었네요.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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