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스타벅스 코리아(이하 스타벅스)에서 집계한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은 약 1억 8천만 개. 하나에 21cm인 빨대를 쭉 연결하면 지구 한 바퀴(약 4만km)를 돌 만큼 엄청난 양이다. 한국의 스타벅스에서만 사용한 빨대 양이 저 정도이니 전세계에서 사용된 플라스틱 빨대 양을 모두 더한다면 그 길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의 하루 빨대 사용량은 약 5억 개, 영국은 하루 약 2천 3백만 개라고 한다.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빨대가 무서운 속도로 매일 지구에 쌓여가는 꼴이다. 어쩌면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을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어야 할까. 카페에서도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종이 빨대’를 하나 둘 도입하고 있다.
그 선두주자는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10일부터 두 달간 전국 100개 매장에 종이 빨대를 시범 도입했다. 이들이 선정한 종이 빨대는 미국 FDA 승인과 국내 식품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으로 녹색과 흰색 두 가지 색상이다. 스타벅스는 시범 운영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소비자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11월 중순부터 전국 매장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종이 빨대 교체와 더불어 운영상의 작은 변화도 생겼다. 매장 내에 상시 비치해두고 손님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던 빨대를 전부 없애고, 음료 당 1개의 빨대만 직원이 직접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음료를 젓는 스틱은 요청하는 손님에게만 ‘우드 스틱’으로 제공됐다. 한편, 이케아 코리아(이하 이케아)도 지난달부터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이케아의 발표에 따르면, 이케아 매장 내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 양은 연간 평균 150만 개다. 이들은 환경 보호 캠페인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하고, 내년 8월 말까지 적용 대상을 넓혀 매장 내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엔제리너스에서는 아예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드링킹 리드’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드링킹 리드는 컵 뚜껑에 구멍을 뚫어 기존의 빨대 역할을 대신한다. 이밖에 더본 코리아의 커피전문점 빽다방도 종이 빨대의 성능을 시험하며,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뿐만 아니라, 개인 카페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연남동에 위치한 티카페 <티크닉>에서는 대나무 빨대를 볼 수 있다. 티크닉의 박혜정 대표는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마다 늘 환경에 미안한 마음이었다”며, “종이, 스테인레스 등 여러 가지 제품이 있었지만, 대나무는 진짜 자연에서 온 것이기에 가공이나 화학물질이 적어 선택하게 됐다. 음료를 마실 때도 스테인레스나 종이 특유의 냄새와 맛이 배어나지 않고, 무엇보다 재사용이 가능해서 좋다”고 말했다. 물론, 대나무 빨대를 사용하는 것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재사용하는 만큼 꼼꼼한 세척이 필수고, 습기로 인한 곰팡이에 취약해 세심한 관리도 요구된다. 이 같은 불편함에 대해 박대표는 “관리는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되는 문제다. 모두가 노력하면 건강도 환경도 해치지 않는다. 강제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손님들에게 대나무 빨대 사용을 더 많이 권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희동의 친환경 카페 <보틀팩토리>에서도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현철, 정다운 공동대표는 2016년부터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운영해왔다. 지난 9월에는 홍대 인근의 일곱 군데 카페와 ‘유어보틀위크’ 행사를 진행하며, 한 달 동안 약 400개의 텀블러를 기부받아 매장에 비치해두고 살균‧ 세척해서 손님들이 일회용 컵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권했다. 매장에서 빨대를 찾는 손님에게는 우선 사용하지 않기를 권해보고, 그럼에도 필요로 하는 경우만 세척해서 다시 쓸 수 있는 다회용 빨대를 건넨다.
그렇다면, 새로운 빨대(혹은 그 대체재)를 대하는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다수가 처음에는 낯설다고 말한다. 특히, 종이 빨대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흐물흐물해지기 때문에 사용하기 불편하고, 냄새에 민감한 경우 종이 냄새가 난다는 불평도 더러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러한 불편함과 낯섦을 감수하더라도, 종이 빨대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모두 한목소리로 말한다.
빨대는 미국의 담배공장 노동자가 만들었다. 술집에서 위스키를 마실 때 컵에 손을 대지 않고 편하게 마실 용도로 밀집을 사용하다 술 고유의 맛을 헤치는 밀집 특유의 향이 싫어 이를 대신할 용도로 종이를 둥글게 말아 사용하면서 발명한 것이다.
어쩌면 종이 빨대가 등장했던 과거로의 회귀, 불편함을 토로하기보단 반가운 마음으로 기꺼이 써야지 싶다.
스타벅스가 가장 빨리 커피업계를 선도하는듯 합니다
조금 어색해도 금방 적응이 될듯해요
2019-01-17
좋아요(0) 답변지난 카페쇼에서 폴리락트산 빨대 샘플로 받아서 써봤는데 정말 플라스틱이랑 다를게 없더라구요...!! (물론 찬음료에서요...)
그런데 따듯한 음료에 꾸불꾸불 녹아버려서 너무 웃겼답니닼ㅋㅋㅋ 마치 어릴적 문방구에서 먹던 불량식품중에 테이프같은 식감으로 녹는다랄까요.... ㅋㅋㅋㅋㅋㅋ
2019-01-10
좋아요(0) 답변저도 스타벅스에서 사용을 해봤습니다~ 두루마리 화장지 안쪽으 딱딱한 부분을 가늘게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네요. 친한 동생은 옥수수 성분으로 만든 빨대를 구입해 들고다니더군요.
2019-01-09
좋아요(0) 답변종이빨대도 많이 사용하면 나무가 없어지니 되도록이면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게 나을것같아요 환경을 생갓하면....
2019-01-09
좋아요(0) 답변저도 스타벅스 매장에서 종이빨대를 사용해봤습니다
차라리 텀블러처럼 앞으로 스탠빨대를 가지고 다니는것도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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