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마케팅, 어떻게 할 수 있을까?

Writer <오캄앤티> 강서연 대표

대기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10여 년간 여러 방면으로 일을 해왔다. 이후 티 소믈리에 자격을 얻어 직접 차를 선별하고 블랜딩 하여 다양한 고객층에 판매 및 납품하고 있다. 더불어 온라인 쇼핑몰 운영과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맞춤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카페를 창업하고 운영하는 이들에게 모두가 말한다,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마케팅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해주는 이들은 없고,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커피업계에서 10여 년간 경험을 쌓아온 <오캄앤티> 강서연 대표가 카페에서 어떤 마케팅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실질적인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는 6조원이 넘었고, 카페에서 소비되는 음료 중 커피 판매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소문난 카페를 직접 찾아가게 되면서 소비자들 스스로가 카페를 즐기는 시대로 변화했다. 소비자로서 다양한 커피와 차를 손쉽게 접하고, 또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참 기쁜 일이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카페 운영이 생계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살아남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차린 카페는 이 무한한 경쟁 속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의 카페를 더욱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바로 ‘마케팅’에 있을 것이다.



마케팅의 기본

다수의 사람들이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심화되는 시장 경쟁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마케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것이 대부분이다. 마케팅 관련 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마케팅 이론과 논문만 가득하지 막상 실질적인 정보는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필자 또한 마케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막막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지난 경험을 돌이켜 보면 결코 어려운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생각하는 마케팅이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이게 유통하는 데 관련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카페에 적용시킨다면 카페를 오픈하며 준비하는 모든 활동과 커피 한 잔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케팅에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렇다면 마케팅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도록 하자.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현재 국내 커피시장에서는 ‘감성’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자리를 잡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힐링Healing, 휘게Hygge 혹은 소확행 등 소비자의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것, 즉 제품의 기본적인 사양과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얽힌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기법은 소비자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을 제품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전략에 매료되어 필자 또한 이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커피와 차를 다루는 카페라면 이 마케팅 방식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스토리텔링 전략으로 ‘오설록’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오설록이 소비자에게 건강한 녹차 브랜드로서 인식된 것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주가 이 분야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부터다. 창업주 서성환 회장은 국내의 차 문화를 만들고자 제주도의 척박한 땅을 초록빛 건강한 녹차 밭으로 변화시키며 푸름과 건강, 청정 등의 키워드를 내세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를 토대로 오설록 뮤지엄 및 오설록 티하우스 등을 운영하면서 브랜드의 신뢰도를 쌓아갔다. 소비자에게 그저 ‘우리가 좋은 품질의 녹차를 만들었다’고 광고하는 것은 전달에 한계가 있지만, 스토리텔링 전략을 바탕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의 창업자 마음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진정성’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필자가 운영 중인 <오캄앤티>에서도 스토리가 있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오캄Au Calme’이란 프랑스어로 고요하고 한적함을 뜻하는 말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심신이 편안한 상태를 뜻한다. 앞만 보며 달려가는 삶, 나조차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는 빡빡한 삶 속에서 하루 한 번 정도는 차 한 잔을 마시며 쉼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러한 콘셉트에 맞게 ‘널 안아줄게’와 같은 제품명을 내세우며, ‘당신을 위로할게요. 조금 쉬어요’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카페의 이름과 제품명에 담긴 스토리가 소비자들의 감성을 채워준 것이다.

고유한 콘셉트와 상호작용

다수의 사람들이 창업 컨설팅을 위해 문의를 해 오면, 필자는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의 꿈이 무엇인가? 어떠한 카페를 갖고 싶은가? 카페 창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카페마다 고유한 개성과 콘셉트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하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카페에는 정확한 콘셉트와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는 지리나 공간에서 오는 불편함을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 낙후된 공장과 거리에 예술적인 가치를 더하여 그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성수동 카페거리처럼 말이다. 제품을 사고 파는 소비의 형태가 아닌 함께 상호작용이 되는 소비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물론 여기서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잊어선 안 된다. 자신만의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barkuaaang’과 ‘@chommy’인데, 이들은 SNS를 통해 콘셉트가 묻어난 ‘일상’을 공유한다. 이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가 자연스레 호기심을 유발하고, 소통의 매개체가 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또한 SNS 활용을 아주 잘 한 것이기도 하다. 이들처럼 하기 위해 당장 가지고 있던 콘셉트를 바꾼다거나, 또는 SNS를 이제 막 시작한다고 해서 그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 효과는 점차 크게 나타날 것이다.

<오캄앤티>도 역시 마찬가지다. 소비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다 보니 어려운 차 보다는 대중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밀크티에 관심도가 훨씬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관심도를 더욱 높이고자 필자가 시작한 일은 소비자가 직접 밀크티를 만들고 경험할 수 있는 클래스를 여는 것이었다. 현재는 클래스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와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첫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400% 정도의 성공을 이루어 냈다.

마케팅이란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현실에서 작은 것 하나를 변화하고 소비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다. 직접 소비자의 시선이 되어 바Bar의 위치가 아닌 객장에 앉아 커피 한 잔, 또는 차 한 잔 해보는 것은 어떨까? 소비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과 점주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몸소 느껴보고, 변화를 감행하는 것. 그 작은 시도가 바로 마케팅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한다.

글  CUP

사진 월간커피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