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의 명소, 론드리프로젝트
건축을 전공한 이현덕 대표는 회사를 다니다 두 번의 사표를 낸 후, 회사와는 맞지 않다는 걸 깨닫고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사실 창업을 결정하기 전 이대표의 마음은 그야말로 ‘바닥’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민을 가야할까도 생각했지만, 막상 나가자니 가지고 있는 기술이 없다는 생각에 막막함을 느꼈다고 하네요. 그때 이대표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은 바로 커피였습니다. “파리에 교환학생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정말 맛있는 커피를 먹어보았어요.” 그 커피 한 잔은 이대표에게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고, 그는 커피와 함께라면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사실 창업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지역에 필요한 생활 서비스와 아이템을 제공하고, 공간 디자인을 꾸려 나가고 싶은 꿈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창업을 계획하고 있던 찰나에 해방촌에 사는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가 저에게 우연히 해방촌에 빨래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죠. 그때, 이거다 싶었어요.” 이대표가 꾼 꿈의 작은 부분이 반짝, 빛을 발하게 된 순간이었죠. “그래서 빨래방과 카페를 결합시켰어요. 이곳을 통해 해방촌 주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이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론드리의 처음은 이대표와 커피 업에 종사하고 있던 친구와의 동업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저의 강점은 맛있는 커피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었고, 친구의 강점은 기술이 좋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창업을 준비하는 2개월 동안 무엇보다도 맛있는 원두를 찾는 데에 집중했고, 기술적인 면은 동업자인 친구가 많이 채워주었어요.” 지금은 이대표 홀로 론드리를 책임지고 있지만,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매장을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비로소 론드리는 해방촌의 명소이자 없어서는 안 될 장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세탁문화공간, 소통이 꽃 피우는 곳
론드리의 인테리어는 마치 방금 막 빨래를 끝낸 옷처럼 깨끗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카페의 인테리어가 편안할수록 수용할 수 있는 손님의 폭도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산책 중에 운동복 차림으로 방문해도, 정말 잘 차려진 옷을 입고 방문해도 다 잘 어울리잖아요. 그런데 너무 잘 꾸며진 카페에는 운동복 차림으로 가기 부담스럽지 않나요?” 이 때문일까, 론드리에 모인 사람들은 처음 보는 낯선 이들과도 경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소통하며, 친구가 될 뿐이죠. 그리고 그 중심엔 늘 이대표가 서있습니다. “매장 한편에서 매일 그림을 그리던 손님이 있었어요.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었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그분의 그림을 카페에 전시하게 됐어요. 그분의 그림은 많은 분들께 소개되고, 카페에는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어 양 쪽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죠.”
Just do the laundry!
많은 사랑을 받는 론드리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오픈 타이밍이 좋아, 여름이라는 이유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이색 콘셉트 덕분에 카페투어를 다니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론드리에 첫 겨울이 찾아왔고, 그 겨울은 정말 시리고 매서운 현실을 동반했는데요. “겨울이 되니 빨래를 하러 나오는 분들이 많이 없었어요. 그리고 사실 그때는 제가 라떼 거품 만드는 것을 잘 못했거든요(웃음). 근데 추운 날씨 때문에 라떼를 찾는 분들이 많았어요. 결국 말도 안 되는 거품으로 라떼를 내놨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네요.” 더불어 해방촌 상권이 뜨면서 론드리 주변에 새로운 카페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경쟁구도가 생겨났고, 이대표는 하지 않았던 디저트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결국 깨달은 것이 있어요. 론드리의 아이덴티티를 되찾자는 것이었어요. 경쟁 카페들과 론드리는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그들과 하지 않아도 될 경쟁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러고 나니 모든 어려움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힘들었던 점에서도 이대표는 “사람들이 봄과 가을에는 날씨가 좋아서, 여름에는 더워서, 겨울에는 몸을 녹이러” 이곳을 찾는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비쳤습니다.
더불어 이대표는 “누군가 해방촌에 세탁기 없이 이사를 와도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매일 론드리에서 좋은 공간과 세탁 환경, 거기에 플러스알파로 맛 좋은 커피와 쉼을 선사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론드리는 그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마치 무제한이용권과도 같은 기분 좋은 공간. 지친 하루, 일상 속 작은 힐링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빨랫감을 들고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탁기 속 옷들과 함께, 가지고 있던 걱정 근심 또한 깨끗해질 것입니다.
[인포]
오픈 2015년 6월(해방촌 1호점) /2017년 2월(서교동 2호점 <워시타운>)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 78
문의 02-6405-8488
운영 평일 10:00~22:00, 화요일 13:00~22:00, 주말 10:00~23:00
메뉴 Dry(건조) 12~15kg 5,000원, Wash(세탁) 12~15kg 5,0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EditorCUP
Photographer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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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6
좋아요(0) 답변 삭제해방촌 이라는곳도 있네요
요즘 빨래방들이 많이 생기는데
이런컨셉도 좋을듯 합니다
2019-01-20
좋아요(0) 답변독특한 컨셉이네요 ♡
2019-01-10
좋아요(0)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