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의 매출은 크게 하락한 반면 저가커피의 성장세는 가팔라졌다. 2020년 기준 ‘커피빈’은 183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할리스’는 12억 원, ‘폴바셋’은 1억 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냈다. ‘엔제리너스’와 ‘파스쿠찌’도 각각 193억 원과 92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저가커피전문점은 코로나19 시기에 오히려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가맹점 수 국내 1위인 ‘이디야’는 지난해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유지했다.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건 ‘메가커피’다. 2020년 가맹점 수 1,188개이던 메가커피는 2021년 1,600개의 가맹점 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빽다방’도 순항했다. 2020년 빽다방은 가맹점 수가 100여 개 늘어 724개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는 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고전과 저가커피전문점들의 특수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월 16일 ‘데일리안’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게시된 2021년(등록 연도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매장 수 기준 상위 10곳 중 7곳의 가맹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기록한 것은 이디야커피(2,875개)다. 이어 투썸플레이스(1,218개), 메가엠지씨커피(1,184개) 순으로 3개 프랜차이즈가 매장 수 1,000개를 넘겼다. 작년에는 특히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20년에는 매장 수 상위 10개 브랜드 중 3곳(메가엠지씨커피, ‘커피에반하다’, 빽다방)이 저가커피 브랜드였으나 2021년에는 5곳(메가엠지씨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커피에반하다, ‘더벤티’)으로 늘었다. 그중 컴포즈커피와 더벤티는 2020년에는 10위권 밖이었으나 2021년에는 각각 4위,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매장 영업보다는 적은 면적에서도 창업이 가능한 테이크아웃, 배달 전문 매장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성장에 제동을 걸 가격 인상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주요 원재료인 커피부터 우유, 과일 등의 원부자재비, 물류비 등이 무섭게 치솟고 있는 이 시점에 강력한 무기였던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기 힘든 상황을 직면하게 된 것이다. 과연 내후년도 저가커피전문점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