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카페 풍토
홈카페와 오피스카페의 성장세는 관련 업체의 매출 통계가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2021년 커피∙커피용품 등 홈카페 관련 상품 판매량은 2019년 대비 무려 6배나 증가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2월 15일까지 마켓컬리의 홈카페 용품 판매량은 2021년 동기간 대비 1.2배 늘었고, '스프링온워드'에서 운영하는 커피 구독 서비스 '원두데일리'의 1월 원두 주문량 또한 2021년 12우러 대비 25%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원두데일리의 기업 수는 1월 기준 2021년 동월 대비 30%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지속되는 코로나19에 따라 소강될 줄 모르고 확산 중인 트렌드에 업계의 고객 사로잡기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네슬레 코리아'의 '스타벅스 앳홈 프리미엄 커피 파우더 타입', 차와 드립 커피 제조가 모두 가능한 '휴롬'의 '휴롬 멀티 티 마스터', 티타임 기물을 한데 모은 '글라스락'의 보에나 드 모네 애프터눈 티 세트' 등 업계 전방에 걸쳐 관련 신제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홈카페족이 크게 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홈카페용 커피 제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특히 지난해 중반부터 이어진 원두 가격 상승 여파로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기 전까지 홈카페용 제품에 수요가 당분간 크게 몰릴 것"이라고 전해 앞으로도 홈카페와 오피스카페 트렌드가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우려를 불식하는 긍정적인 전언들
흥미로운 지점은 이현상을 바라보는 해석이 양극으로 나뉜다는 점입니다. 많은 카페 경영자는 홈카페∙오피스 카페 문화 확산이 장기적으로 고객 이탈을 파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비춘다. 생두, 원두 가격이 급등하며 소상공인들 또한 커피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이 같은 근심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 소상공인 커뮤니티에는 "각종 업체에서 홈카페 용품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서 고객 유지가 걱정이다", "요즘은 배달도 음료는 안 시킨다. 집에서 만들기 힘든 빵만 시키더라” 같은 의견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이와 상반되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카페 컨설팅 기업 ‘에이프릴컴퍼니’의 박웅선 대표는 “홈카페 및 오피스 카페의 성장은 커피 시장의 성장에 따른 다양성과 커피 문화의 정착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장들의 성장이 카페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타격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용자의 선택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홈카페와 오피스카페의 커피는 간편하다는 이유로 이용하는 이가 많다. 반면 카페의 커피는 제품 자체 외 물리적 환경 및 서비스적 요소가 추가되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가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홈카페와 오피스카페가 유행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해 보더라도, 고객들의 카페 이용 횟수가 늘어나기보다는 오히려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차와 음료 같은 대용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라며 경영자들의 고민을 잠재웠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홈카페·오피스카페 문화의 확산이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르와조>의 유득모 대표는 실제로 원두 매출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그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원두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판매량이 많이 늘었다. 신기한 점은 카페 등 납품 거래처의 수는 늘어도 그곳들에 납품하는 총량은 줄었다는 것이다. 개인 고객이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인가 싶어 원두 납품을 하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상황을 물었는데, 그들 또한 비슷하게 업체 매출은 줄고 개인 고객은 늘었다는 답변을 주었다”라며 시장 환경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홈카페와 오피스카페 트렌드의 확산을 단순한 위기로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카페가 주는 공간적·문화적 가치는 트렌드와 무관하게 늘 유의할 것이며, 지금이야말로 지금껏 시도하지 못했던 부가수익창출, 공간 콘셉트 재점검 등을 통해 정체된 카페 경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에 적기일지 모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