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날개 돋친 듯 훨훨
올해 1월 ‘테크나비오Technavio’는 전 세계 콜드브루 시장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7.73% 성장하여 약 4억 3,993만 달러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예측기간 동안 시장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은 북미(59%)다. 2021년 4월 부터 2022년 4월 사이 미국 퀵서비스 레스토랑에 서 콜드브루 주문이 27% 증가했다는 『QSR Maga- zine』의 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통계 다. 급진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다름 아닌 MZ세대. ‘전미커피협회National Coffee Association, NCA’는 40세 미만 미국인의 20%가량이 콜드브루나 니트 로 커피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소비한다고 추산하며, 2018년 Z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음료가 콜드브루 와 RTD커피라는 보고도 있다. 유독 젊은 층에서 높 은 콜드브루의 인기는 여러 요인과 결부되어 있다.
우유와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커피에 대한 수요, 힙스터 이미지, 언제 어디서나 소비 가능한 편리성, 바쁜 일상 중 고품질의 커피를 향유하고자 하는 니즈 등이 그것이다.
국내선 날개 꺾인 듯 잠잠
국내에서는 해외만큼이나 괄목할 통계·연구가 발표 되지 않는 가운데, 올 4월 ‘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 타벅스)’가 눈길을 끄는 소식을 보도했다. 스타벅스의 콜드브루음료가 2016년 첫 출시 이후 7년 만에 누적 판매잔 수 1억5,000만 잔을 기록했다는 것. 이는 2021년 9월 1억잔 판매 돌파 이후 1년 7개월 만에 거둔 성과이며, 스타벅스의 콜드브루 음료는 매년 평균 3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 아이스 커피보다 제조비용이 20%이상 더들 지만 스타벅스가 콜드브루를 포기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콜드브루의 상품성에 주목한 브랜드는 스타벅스뿐만이 아니다. ‘파스쿠찌’와 ‘이디야커피’, ‘커피빈’, ‘배스킨라빈스’ 등 굵직한 여러 브랜드가 올해 콜드브루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콜드브루가 여전한 인기 를 누리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비약적이다.
‘썸트렌드’를 통해 조사한 2022년 5월 1일부터 올해 4 월 30일까지의 ‘콜드브루’ 온라인 버즈량은 전년 동기 간 대비 5.32% 감소한 13만 9,589건.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버즈량을 기록한 2017년(33만 1,533 건)의 40% 정도다. 참고로 콜드브루 버즈량은 2017 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다. 스타벅스의 사례는 브랜드 파워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해 보인다.
SCA, 날개를 달아줘요
콜드브루의 국내외 입지엔 뚜렷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이쯤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한 다. SCA는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와 함께 진행한 콜드브루 추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기 다른 로스팅 포인트의 엘살바도르와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원 두를 4°C와 22°C, 92°C 세 가지 온도에서 추출한 뒤 그 향미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연구 결과의 골자는 온도가 낮을수록 과일과 꽃 향미는 돋보이고, 쓴맛과 신맛, 고무 맛은 덜 두드러진다는 것이었다.
SCA의 이 연구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로, SCA 같은 업계 주요기관에서 연구를 지속할 정도로 콜드브루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지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로, 대중의 커피입 맛이 고급화되는 추세에서 콜드브루의 부상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11월 국내 성인남녀 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의 커피 입맛이 고급화되고 있음을 체감한다’라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48.2%로, 2년 전에 비해 2.1%p 증가했다. 보통 고급 커피의 특징으로 꽃과 과일 향미가 꼽히고 쓴 맛과 신 맛, 고무 맛에 대한 일반대중의 거부감이 큰 것을 감안하면, 콜드브루에게 한 가닥 실버라이닝이 되기 충분한 조사 결과다. 다만 이러한 맛의 간극이 일반인도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불분명하며, 이미 시장을 장악한 카페의 아이스커피와 RTD제품을 꺾을 만한 경쟁력을 콜드브루가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스럽다. 언제나 그렇듯 시장은 예측불가다. 다사다난하고 스펙터클한 이 업계를 오래도록 지켜보게 되는 흥미로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