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류재연 바리스타
블랜딩은 음식 조리와 비슷합니다. 요리와 마찬가지로 커피 역시 부재료, 향신료와 조미료를 넣는 순서로 커피를 하나의 목적에 따라 배합한다면, 특별한 블랜딩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Blending Knowhow

1. 블랜딩 컨셉 설정
첫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산뜻한 느낌을 주고싶다'라든지 '중후한 바디에 구수한 느낌' 등 일반적인 느낌 위주로 컨셉을 정해야 합니다. 센서티브한 부분이나 테크닉적인 사항은 이 때 정해지는 것은 아니기에 단순하게 접근합니다.

2. 커피 선택하기
해당 컨셉과 어울릴만한 그린빈을 찾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조리하듯, 주재료, 부재료, 향신료와 조미료의 순서로 카테고리별로 그린빈을 지정합니다. 주재료에 해당되는 커피의 경우, 커피맛의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재료로서 산뜻한 산미에 부드러운 단맛이 주된 커피를 원한다면 단맛이 특징적이면서도 높은 고독에서 재배되는 코스타리카의 허니 프로세싱된 커피를 선정하여 테스트해보세요.

부재료 역할의 커피는 주요 커피의 맛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장점을 부각시켜주고 단점을 덮어줄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세요. 향신료나 조미료에 해당되는 커피의 경우, 주재료나 부재료로 활용된 커피에서 만들기 힘들었던 특징을 첨가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각 파트 별로 2~3개 정도의 그린빈 리스트를 지정한 후 분석 단계에 들어가도록 합시다.

3. 커피 분석
각각의 그린빈을 싱글로 로스팅하여 개별적으로 커핑한 뒤 향미를 분석하고 이에 대해 정리한 커핑노트를 작성합니다. 이 때 평가내용이 해당 컨셉과 최대한 일치하는 커피를 우선순위에 둡니다.

4. 테스트 진행
분석과 평가를 통해 선택된 커피를 배합하여 테스트를 진행하겠습니다. 추출방법에 따라 맛의 특성이나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커피의 특성상 브루잉과 가압추출을 동시에 진행해봅시다.
테스트를 위하여 먼저 주재료에 해당하는 커피를 가장 높은 비율로 하여, 부재료와 향신료와 조미료에 해당하는 커피는 각각 퍼센트를 지정하여 블랜딩합니다. (예로 4:3:2:1과 같은 비율) 이 때 만들어진 블랜딩은 테스트용이므로 맛에 대한 확정은 금물입니다.
만약 초기에 설정했던 콘셉트과 일치하는 부분이 적거나, 전체적인 밸런스가 어긋난다면 앞서 평가된 테스트용 커피의 데이터에 기초해 조정합니다. 일례로 전체적인 맛의 특징이 어긋났을 경우, 주재료에 해당하는 커피의 배합률이 틀어져 있을 확률이 크므로 다른 파트의 커피들에 비하여 해당 커피의 비율을 더 높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초기 설정했던 컨셉의 맛이나 향과는 비슷하지만 예상했던 프로파일에서 벗어난 경우, 부재료나 향신료, 조미료에 해당하는 커피의 비율을 좀 더 낮게 잡아 맛을 조절합니다.

5. 블랜딩 완성
→ 코스타리카 : 콜롬비아 : 에티오피아 = 5 : 3 : 2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용도로 만들었으며, 최종적으로 선택된 커피들을 로스팅하여 블랜딩합니다. 위의 블랜딩은 베리류의 아로마와 오렌지의 부드러운 산미, 살구의 단맛과 캐모마일과 같은 허브의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글  CUP

사진 월간커피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