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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핑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가?

커피스터디

TIP 탬핑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가?
당신이 생각하는 탬핑의 역할 그리고 기능은 무엇인가. 탬핑은 바리스타의 고질병을 야기하는 골칫덩어리임과 동시에 아름다운 추출을 만들어내는 스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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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핑’이란 무엇인가

탬핑Tamping의 ‘Tamp’는 ‘막힌 공간에 무엇을 다져 넣거나 눌러 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 포터필터 바스켓 안에 분쇄 원두를 담는 과정을 그대로 ‘탬핑’이라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그저 담기만 해서는 원하는 추출을 하기 힘들다. 탬핑도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커피스터디 플러스』*에서는 탬핑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탬핑은 필터 바스켓에 담긴 분쇄 원두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탬퍼를 사용해 분쇄 원두를 다지는 작업이다. (중략) 탬핑은 보다 안정적인 추출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탬핑의 주요 목적은 에스프레소가 일정하게 추출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포터필터 바스켓 안에 있는 커피 입자가 골고루 물에 닿게 하는 것에 있다. 도징을 할 때 그라인더에서 나온 분쇄 원두는 포터필터에 원뿔 모양으로 쌓이게 된다. 탬핑을 하기 전 이를 고르게 피는 ‘레벨링Leveling’ 작업을 거치지만 중앙에 커피가 가장 많이 쌓인다. 즉, 원의 중심을 기점으로 가장자리로 갈수록 밀도가 낮아진다. 물은 압력이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편차가 생기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편추출Channeling’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맛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탬핑은 분쇄 원두 내 공기층을 줄여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난류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겉면을 평행하게 만들어 커피가 물에 골고루 닿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과소추출과 과대추출, 편추출로 인한 부정적인 향미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올바른 탬핑 방법?

예전에는 탬핑을 1차, 2차로 나누어 진행해야 하며 각각 2~3kgf, 13~15kgf의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등 특정한 방법이 강조되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커피를 내리고 로스팅하는 이에 따라 그 스타일과 이론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추세인 만큼 탬핑 스타일 심지어 도구까지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단, 탬핑의 근본적인 목적을 위해 유의해야할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압력, 밀도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탬핑도 기울어지지 않아야한다. 예를 들어 탬핑을 하기 전 디스트리뷰터로 원두의 겉면을 수평으로 맞춰놓았는데 기

울어진 자세와 각도로 탬핑을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두 번째는 탬핑을 하고 충격을 가하지 말 것. 압력을 가하면 커피는 자연스럽게 뭉쳐지는데 이때 탬퍼로 포터필터 가장자리를 쳐 태핑Tapping을 하면 커피 퍽에 금이 간다. 결과는 당연히 추출 편차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탬핑을 한 후의 커피 퍽은 겉으로는 수평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거나 정전기 등으로 인해 뭉쳐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일관된 안정적인 추출을 원한다면 이런 것들을 골고루 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요즘은 탬퍼 베이스뿐만 아니라 디스트리뷰터와 같은 도구 혹은 변형된 탬퍼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최근 여러 미디어에서 ‘예전만큼 탬핑이 중요하지 않아졌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탬핑’이 아니라 ‘탬퍼’의 역할이 작아졌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탬핑 압력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개발된 ‘페사도 어저스터 탬퍼Pesado Adjuster Tamper’라든가 높낮이를 조절해 탬핑하고 수평을 맞출 수 있는 ‘푸쉬 탬퍼Push Tamper’ 등이 출시되었다. 이를 이용해 탬핑 도구를 변형하거나 직접 만들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탬핑에 특정 압력을 주기 위한 연습보다 나에게 맞는 탬핑 도구를 찾아야 할 때인 듯하다.


Mini Interview

<커피템플> 김사홍 대표
 

탬퍼를 사용하지 않고 디스트리뷰터를 변형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스트리뷰터를 사용한 후 커피 퍽의 모습은 탬핑을 했을 때와 같아 보이지 않나. 이를 보고 ‘디스트리뷰터를 좀 더깊게 넣을 수 있게 만들어 탬퍼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만들게 되었다. 단, 이 도구를 사용하면 추출이 평소보다 10~15초 가량 느려진다. 즉, 과다추출로 커피가 씁쓸해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쇄도를 꽤 굵게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커피 입자가 가늘 때 과다추출을 일으킬 수 있는 미분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클린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좀더 진하게, 많은 커피 성분을 뽑길 원할 때는 디스트리뷰터의 높이를 조절해 사용한다.

예전에는 분쇄도를 굵게 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기에 뉴테이션nutation 같은 여러 기술이 나왔지만 일관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디스트리뷰터는 탬핑 동작을 최소화하고 손목이 상하지 않으면서 일관성 있는 추출을 할 수 있다. 이제 바리스타도 각자 원하는 탬핑 방법, 나아가 추출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끔 미디어에 탬핑을 하지 않는 추출이 낫다는 등의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탬핑 없이 커피 퍽에 물이 골고루 적셔지고 일관된 추출이 가능하다면 바리스타로서는 감사한 일이다.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과정이 하나 생략되는 것이 아닌가. 단,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 탬핑을 하지 않든, 디스트리뷰터만 사용하든, 전통 방식을 고집하든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과정이지 목적은 아니다. 일관성 있는 커피 추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면 되는 거지, 굳이 하나의 방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일관된 재현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떤 원리가 있는 것이고, 그 말은 이 원리를 따르면 누구든 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원리이지 겉으로 보이는 형식이 아니다. 원리를 따져 여러 방법을 찾아보면 다양한 추출을 즐길 수 있다.

 월간커피DB
사진  월간커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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