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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뒤에 가려진 브라질 커피의 다양성

커피스터디

산지 편견 뒤에 가려진 브라질 커피의 다양성
그동안 브라질 커피는 엄청난 생산량에 비해 맛과 향미 측면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근 브라질 커피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연 우리는 브라질 커피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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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이자 커피 생산 기술이 가장 발전한 국가는 어디일까? 바로, 남미의 중심 ‘브라질’이다. 사실 툭 까놓고 말해서 브라질 커피는 ‘별로’라고 여겨져 왔다. ‘거대 자본과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 생산량만 많을 뿐, 특별하거나 개성 있는 향미는 없다’고, 브라질 커피를 바라보는 전 세계 커피 업계의 암묵적인 평가가 그러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저지대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한다. 대량 수확과 건조를 통해 생산한 커피는 아라비카 블랜드에 주로 사용됐다. 다른 원두와 섞어 부족한 맛은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블랜딩에 쓰기엔 적절하지만, 싱글 오리진으로 메뉴판 한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기엔 존재감이 다소 부족한 게 브라질 커피였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커피의 또 다른 면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커피리뷰닷컴에는 브라질 커피를 조명하는 글이 올라왔다. ‘Coffees from Brazil: Chocolate, Simplicity and Some Surprises’(단순하고 놀라운, 초콜릿 향 가득한 브라질 커피- 월간커피 지난해 8월, 9월호에 번역본이 소개됐다.)란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다채로운 향미를 지닌 다양한 브라질 커피가 소개되어 있었다. 케네스 데이비스는 해당 리뷰에서 “부드러운 초콜릿 향과 견과류 향이 풍부한 전통 브라질 내추럴 커피는 충분히 매력적임에도 커피 업계는 이를 간과한다”고 지적하며, “거대한 브라질 커피 업계의 복잡하고 변화하는 습성, 그리고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술 전문성에 힘써온 노력, 이것만 다루더라도 기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커피 시장에 브라질 커피를 수입·유통하는 어니스트하비스트의 박수현 과장도 지난 월간커피 1월호 스페셜 뷰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커피의 가능성을 어필했다. 박수현 과장은 “최근 맛본 커피 중 가장 인상적인 커피는 ‘브라질 다테하 커피 옥션의 샘플 중 하나’로, ‘영덕 대게’의 감칠맛과 향기로운 단백질 향에 놀랐다”고 전했다. 박과장은 또한, “그린빈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다음 세대의 트렌드다. 브라질 커피에서 에티오피아 커피 맛이 나는 것이 요즘”이라며, “새로운 커피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콕 집어 말했다.
지난해 7월 월간커피는 11박 13일 일정으로 브라질 커피산지 연수를 주관했다. BSCA(브라질스페셜티커피협회)의 후원으로 추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경임 프리랜서 로스터&커퍼는 2018년 9월호부터 월간커피에 브라질 커피 산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녀의 글만 읽어도 대량 생산, 기계 수확이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브라질 커피의 색다른 모습과 매력을 알게 된다.

판교 테크노벨리 근처 오피스 상권에서 노르딕 로스팅한 드립 커피를 제공하는 PHIL413에서는 브라질의 싱글 오리진 드립커피를 맛볼 수 있다. 아몬드, 캐러멜, 피넛버터, 밀크 초콜릿 맛이 주된 특징인 ‘브라질 엘리케Brasil Henrique’다. 이 원두는 여름 시즌, 매장의 인기 메뉴로 등극하는 ‘콜드브루’에도 활용된다. PHIL413의 이승운 대표는 “콜드브루 레시피를 잡으면서 몇 가지 원두를 요일별로 다르게 추출해 손님 반응을 살펴본 결과, 호불호 없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반응이 좋았다. 이 원두는 특히 다른 매장에서 쉽게 맛볼 수 없다는 특별함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산미에 다소 거부감을 갖고 계신 고객들에게 추천했을 때 반응이 좋다. 매장 오픈했을 때부터 취급해온 원두인데, 단골 고객들도 주변 지인을 데려왔을 때 추천하는 원두”라고 설명했다.

이쯤 되면, 그동안 브라질 커피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나,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되는 브라질 커피는 기후 변화와 재배지 감소 등 커피 업계가 앓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가공방식과 품종을 도입하며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브라질 커피 농부들의 수고도 잊혀선 안 된다.
꺼진 불을 다시 보듯, 브라질 커피를 다시 봐야 할 때. 비단 브라질 커피뿐만이 아니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경험해보기도 전에 성급히 내리는 결론이야말로, 다양한 가능성을 막는 최악의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고경임 프리랜서 로스터&커퍼의 생생한 브라질 커피 산지 이야기는 C-커뮤니티의 전문가 칼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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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커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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