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INTERVIEW - 조하린 대표카페 겸 푸드 큐레이션 숍인데요. 이런 운영 형태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여섯 살 때부터 요리사가 꿈이었어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오랜 시간 이어지다 보니 여행을 가도 항상 시장, 마트 같은 곳을 찾았죠. 우리나라에선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식재료나 제품을 보는게 재밌었어요. 맛집이나 카페 등 구경거리가 있어야 특정 동네를 찾듯 새롭거나 신기한, 패키지가 예쁜 상품을 보는 것도 관광의 한 종류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구경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본 거죠.
매장은 전반적으로 어떻게 꾸리셨나요?
제 취향을 많이 반영해 지금의 공간을 완성한 것 같아요. 우선 저는 식료품을 올려둔 진열장을 공간의 중심으로 잡았어요. 개인적으로 알록달록한 걸 좋아하는데, 제품마다 패키지가 각양각색일 것이라 생각해 진열장은 흰색으로 선택했죠. 나머지 부분은 진열장과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데 목표를 뒀어요. 블랙이나 화이트 같은 무채색 계열은 균형이 안 맞을 것 같아 어느 정도 색감이 들어가길 원했어요. 고민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초록색을 선택했죠. 가게의 여러 소품도 카페 인테리어를 목적으로 구매한 게 아니에요. 여행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걸 하나 둘 모아뒀는데, 제 취향에 맞춰 구성한 공간이라 그런지 잘 어울려서 갖다뒀어요.
특히 눈에 띄는 건 메뉴 디자인이에요. 플레이팅 기획은 어떻게 하세요?
메뉴 플레이팅 아이디어를 짤 때 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어요. 바로 ‘사람들이 이 음식 하면 뭘 떠올릴까?’예요. 가을 메뉴인 애플티와 애플카라멜밀크를 예로 들어볼게요. 두 메뉴의 주재료인 ‘사과’하면 저는 애플사의 한 입 베어 문 사과 모양 로고, 반으로 가른 사과의 하트 모양 등이 떠올라요. 이런 비주얼을 플레이팅으로 살리는 거죠. 애플카라멜밀크는 반으로 자른 미니 사과를 올려 단면을 보여주고, 애플티에는 미니 사과를 통째로 넣는 식이에요.
사실 요즘 플레이팅을 예쁘게 하는 카페가 정말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맛이 비주얼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물론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잡기가 굉장히 어렵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먹지 못하는 건 음식에 절대 넣지 않아요.
디테일 / DETAILS
• 시엠프레 공간의 중심인 식료품 진열자. 조 대표만의 식료품 셀렉 조건은 다음과 같다. 가격이 저렴한 것. 용량이 크지 않거나 소포장이 돼있어 혼자 먹기에 부담 없는 제품. 패키지가 예쁘고 해당 상품만의 장점이 분명한 것(ex. 유기농,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 등).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 제품이 진열장의 자리를 꿰차고 있으며, 다양한 패키지의 디자인과 색상이 매장의 인테리어 요소로 작용한다.
• 이곳의 메뉴판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계절마다 메뉴가 달라지기도 하고, 그때 그때 어울리는 색감이 있기 때문. 사진 속 메뉴판은 멜론 컬러가 유행했던 지난 여름에 선보인 것이다. 시엠프레의 경우 메뉴판의 크기가 꽤나 크기도 하고, 손님이 주문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쳐다봐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여기에만 변화를 줘도 체감이 크다. 한편 명함과 쿠폰 등도 디자인을 맞춰 콘셉트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언뜻 보면 ‘이게 어딜 봐서 치즈케이크라는 거지?’ 의문이 들지도 모를 후라이치즈케익. 에그 샌드위치로 인기를 얻으면서 달걀을 하나의 무드로 이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달걀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 중 하나인 프라이 모양을 그대로 살렸다. 하얗고 동그란 치즈케이크 위에 노란 살구로 노른자를 재현하고, 단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업그레이드하고자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함께 제공한다. 메뉴별로 제공하는 접시도 정해져있다. 후라이치즈케익의 경우 여유로운 일요일, 브런치를 먹는 듯한 기분을 살리고자 하늘색, 혹은 알록달록한 테라조 패턴의 접시에 담아낸다.
• 시엠프레의 대표 메뉴인 에그 샌드위치와 명란 에그 샌드위치. 일본 특유의 크리미한 느낌을 내고자 일본 사이트를 찾고 또 찾아 집념의 연구 끝에 완성했다. 에그 샌드위치에는 달걀이 들어갔다는 걸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반숙 달걀을 활용했다. 노른자의 색을 살리기 위해 대비되는 남색 혹은 흰색 접시에 담아 제공한다. 흰색 빵과 달걀의 노란색만으로는 단조로울 것 같아 곁들일 음식을 고민하다가 토마토케첩을 떠올리고, 좀 더 발전시켜 말린 방울토마토로 맛과 색감을 모두 잡았다. 명란 에그 샌드위치는 재료를 잘못 조합하면 비릴 수 있어 그린 올리브를 함께 제공한다. 명란이 분홍색이다 보니 촌스러워보이지 않도록 남색, 흰색, 회색 접시에 서빙한다.
※ 시엠프레 꼬모 도밍고 Siempre como domingo
스페인어로 ‘언제나 일요일처럼’이라는 뜻을 지닌 상호에 걸맞게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요리를 전공한 조하린 대표가 디자인을 전공한 동생과 힘을 합쳐 꾸려나가고 있으며, 조 대표가 나름의 기준으로 셀렉한 식료품을 판매하는 ‘푸드 큐레이션 숍’이기도 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63
문의 02-336-7065
운영 매일 11:30~22:00
인스타그램 @fluffy.doughnut
카페 색 조합에서 뭔가 타코가 생각나는건 저뿐인가여 원색과 마지막 사진에서 케첩병을 보아하니 더욱 타코가 생각납니다만 후라이 치즈케익은 정말 궁금해요ㅠㅠ
2019-11-26
좋아요(0) 답변카운터가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같아요~ 웨스 앤더슨스러운 카페네요ㅎㅎㅎ
2019-10-07
좋아요(0) 답변정말 먹기가 너무 죄스러운 비주얼이네요...너무 예쁩니다!! 그래도 맛이 궁금해지네요~
2019-10-07
좋아요(0) 답변후라이치즈케익 먹어보고싶어요 색감이 넘 예쁘네요
2019-10-07
좋아요(0)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