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전 세계의 항공·해운 산업에도 직격탄을 가했다. 항공 업체는 사상 최대 폭의 적자를 기록했고, 향후 운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해운 업계도 마찬가지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항편이 많이 감소했다. 이들은 생산국에서 소비국으로 커피 관련 원부자재를 운송하는 수단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부 커피기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자를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유통의 부재 속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말았다.
원부자재는 국내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그 양과 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국내 경제 상황의 침체가 더욱 큰 우려사항이다. 여기에 발주 불가 혹은 추가 제작 시간 소요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다소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C업체 담당자는 “기기를 추가 발주해야 하는데 최근 판매가 너무 부진해 발주를 넣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까지 터지니 발주도 제품 공급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문의를 해오는 고객들에게는 ‘넉넉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얼른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무역업은 전 세계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산업이라 단 한 곳에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에 대책을 마련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커피 생산국에는 코로나로 인해 국가봉쇄, 통행금지 등의 조처가 내려져 커피를 가공하는 작업 혹은 포장해서 수출하는 과정에 투입될 인력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전해진다. 엘살바도르에서 커피 농업 및 카페를 운영하는 벤Ben은 “수확을 모두 마치고 패킹을 하는 상황에서 판매처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실에 관해 이야기했고, 페루 북부 하엔Jaen의 엘 디아만테El Diamante 조합 매니저인 마빈Marvin은 “코로나로 인해 통행 제한 조처가 내려져, 파트너들과 만나 농장을 관리하는 작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본 수확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으므로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지만, 앞으로를 예측할 수 없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한 콜롬비아 농장의 사례를 보도하며 ‘커피의 주문이 급감해서 농장이 도산할 우려에 놓였다’고 밝혔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고품질 소량생산’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생산 과정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 결과로 얻어낸 고품질의 커피는 안정적이며 높은 이익을 보장해, 많은 농부가 커머셜에서 스페셜티 커피로 전환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소비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스페셜티 커피시장이 극도로 축소돼 수많은 바이어가 주문을 철회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나 기사에서는 ‘생산국과 소비국 간 상호 거래망이 끊어진다면 회복까지는 몇 달 혹은 몇 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결국 생산자들은 생산 작물을 바꾸거나 농장을 팔고, 심지어는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보도해 상황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Mini Interview 1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나름의 운영 방안을 구상한다면?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단골들은 방문 전 전화로 주문하면 미리 메뉴를 제조해서 픽업만 할 수 있도록 해왔는데, 이를 더 활성화시켜볼 생각이다. 매장이 아파트 상가에 있다보니 드라이브 스루는 불가능하지만 비슷한 방식을 고려하는 것이다. 배달에 대해서도 생각 중이다. 우리 매장은 위치상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전문 업체를 통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임이나 회의 등에 케이터링 형식으로 커피를 배달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의 모임에 커피를 의뢰받을 경우, 모임자리에서 간단한 커피 상식을 알려주는 식의 서비스 커피 강의도 생각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해결책은 무엇이라 보는가? 비대면의 일상화로 인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모호해졌다고 본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고객에게 각인될 수 있는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선물이나 메시지 등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단골들은 더욱 충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처음 찾는 고객은 잊혀지지 않는 좋은 기억이 남는 매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원두 납품업의 경우는 어떠한가? 거래처의 커피 사용량도 반토막난 상태라, 단가를 더 낮춰줄 수 없겠냐고 물어온다. 우리도 매출이 너무나 감소해서 어렵지만 소액이라도 납품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유효한 방법이 완성되면 납품 원두의 가격을 조금 인하할 계획이다. 하지만 생두 단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원하는 생두를 쉽게 구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무조건 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Mini Interview 2 코로나로 인해 대구의 상황이 정말 어려웠다고 하는데, 현재는 어떠한가? 주변에 지인들이 운영하는 매장은 문도 못 열고, 오픈을 해봐야 하루에 아메리카노 2~3잔 밖에 팔지 못했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에 위치한 매장의 경우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커피명가도 여러 매장 중 시내에 위치한 지점의 매출 감소 폭이 더욱 컸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코로나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이제야 사람들이 소비를 시작하고 있다. 매출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조금씩 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대책으로 무엇이 좋을 것이라 보는가? 이제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지 않았나 싶다. 커피명가는 봄철 딸기 케이크가 인기가 많은데, 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배달하는 매장은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의 하락세가 다소 덜한 것을 보았다. 그래서 다른 매장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이 매장 방문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로스팅을 할 때 더 안전한 원두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개인위생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이처럼 작은 부분에서 보이는 안전에 대한 강조가 고객들로 하여금 안심하고 매장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글 송호석
사진 송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