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술의 기원
Dieu n’avait fait que l’eau, mais l’homme a fait le vin
"신은 물을 만들었고,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
-Victor Hugo, 「Les Contemplations(명상시집)」/ la Fête chez thérèse(테레즈가家의 축제), I, 22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음료 중 가장 오래된 것을 꼽으라면 술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고,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 인류가 오래 전부터 술을 만들었다는 고고학적 증거도 비교적 확실히 남아 있다. 기원전 5~6,000년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와인을 만든 흔적이 발견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9,000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에서 발효 흔적을 발견했다는 보고도 있다.
몇 가지 추정에 의해, 고고학적으로 알려진 역사보다 더 오래 전부터 술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원주설’이다. 물론 원숭이가 의도적으로 술을 만들었을 리는 없지만, 섭취를 위해 모아둔 과일이 자연스럽게 술이 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과일의 당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이 되는 것은, 효모를 아는 지식이나 어떤 의도가 없어도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출토된 기원전 1만 년의 토기에서 인위적인 발효 흔적이 발견될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양조주의 갈래
과일의 당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로 변환된 것을 우리는 ‘양조주’라고 한다. 과일 중에서 포도는 양조에 최적화 된 화학적 조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물이나 설탕, 다른 효소나 산을 첨가하지 않고도 술을 만들기 좋다. 때문에 ‘와인wine’은 꼭 포도로 만든 양조주를 이르고, 다른 과일 양조주는 ‘프루트와인fruit wine’이라고 부연을 하게 된다. 푸르트와인 중에서 특별히 사과주스를 양조한 것은 ‘씨드르cidre(혹은 사이다)’라고 부르며 씨드르 뿐만 아니라 과일과 지역에 따라 고유한 이름을 가지기도 한다. 당의 함량이 높아 효모에 의해 쉽게 양조되는 꿀 역시 초기 단계의 주요 음료 중 하나다. 꿀을 양조한 것은 ‘미드mead’라고 한다. 와인과 함께 ‘최초의 술’자리를 놓고 다투는 양조주다. 또한, 탄수화물로 이뤄진 곡류 역시 당화된다. 과일주나 벌꿀주 보다는 조금 늦게 등장한 것으로 추측되는 맥주 등의 곡물주도 초기의 양조음료다. 술 즉, 양조주는 사람이 자연적인 현상을 발견하고 스스로 통제해 인위적 가공을 하기 시작한 초기 음료다.
혁신적인 생명의 물
국내법에서 ‘술’이라 하면, 알코올 함량이 1% 이상인 음료를 말한다. 알코올을 만드는 것은 효모와 당이다. 당이 없으면 효모가 살지 못해 술을 만들기 힘들다. 당을 추출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술이 된다. 그래서 효모에게 적정한 환경만 조성해 준다면, 과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물로 술로 만들 수 있다. 뭐든 당을 추출해 효모 작용을 통해 알코올이 1% 이상 함유됐다면, 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금 말하지만, 물론 원시 인류가 알코올과 효모의 존재를 알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술은 수분을 오랫동안 ‘마실 수 있는 상태’로 보존하는 혁신적 방법이었다. 그래서 많은 술의 이름이 ‘생명의 물(Eau de Vie/Uisge Beatha/Aqua Vitae)’ 어원에서 유래했다. 어쩌면 이 술이 구석기 인류를 취하게 만들고 무모함과 자신감을 자극해, 마침내 동굴을 벗어나 개활지를 점령할 용기를 줬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사람들이 강 주변에 모여 살기 시작했고, 풍부한 강의 수량 덕택에 음용수를 구하고 보관하는 데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된다. 이 시점에서 원시 인류가 직면한 고민은 달라진다. 강물의 안전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또, 그 고약한 물맛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술은 참 사람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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