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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커피 산지 방문기

전문가 칼럼

에콰도르 커피 산지 방문기 커피의 보물섬, 에콰도르
석유와 카카오, 바나나 생산 강국인 에콰도르는 커피 생산량이 적고 최저임금이 높은 편이라 커피의 가격 경쟁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커피의 보물섬’이라 불리는 만큼 티피카나 버번과 같은 재래종이 많고 맛이 뛰어나다. 또한 세계적 식품업체 ‘네슬레’의 커피 연구농장이 있어 다양한 교배종을 시험 재배하는 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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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환경의 남부 농장들

에콰도르에서 처음 방문한 지역은 남부에 위치한 로하Loja 주(州)였다. 안데스 산맥 사이에 위치한 에콰도르는 해발 2,900m에 도시가 있을 정도로 평균 고도가 높아 밤낮으로 쌀쌀하다. 주변에 펼쳐지는 절경도 아름답지만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산의 색깔이다. 콜롬비아의 푸르른 산과 달리 갈색의 산들은 건조한 날씨를 짐작하게 했다.
에콰도르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아화카테El Ajuacate 농장에 도착하니 우리를 안내했던 호세 루이스Jose Luis Eguiguren의 아버지와 삼촌이 맞이해주었다. 농장 한편의 집에서는 마치 박물관처럼 103년이나 되는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어깨에 내려앉았다. CoE와 같은 성격의 에콰도르 대회, 타자도라다Taza Dorada(골드컵Gold Cup) 수상경력이 있는 이 농장은 품종별 커피 구역이 깔끔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이 농장에서는 충분히 익은 커피 체리라도 조금 더 익혀 완숙된 체리를 수확한다. 고도가 높고 비가 자주 오는 편이라 천천히 익은 커피에서 강한 단맛과 산뜻한 과일 향미가 두드러졌다. 이는 특별한 가공 없이도 좋은 테루아에서 자란 열매의 힘이다.
산 아래로 내려오면서 만난 앙헬Angel의 아글로야스Agrolojas 농장은 건조하고 척박한 땅으로 보였다. 그래서 두 개의 인공 저수지가 있었고, 각각의 커피나무에 물을 줄 수 있도록 설치한 호스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오랜 시간 수분을 유지시켜주는 젤을 함께 놓아 커피나무의 뿌리가 빨리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고 있었다. 모니터를 통해 틈틈이 온도, 습도, 바람, 강수량을 체크하는 시스템에서 커피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다.
마지막으로 호세의 제르트루이스Gertrudis농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높은 경사가 없어 마치 하나의 산책로처럼 느껴졌다. 계곡 옆에 자리한 농장은 흙이 촉촉했고, 계곡과 가까운 곳으로 갈수록 바닥의 돌에 이끼가 보일 정도였다. 건강한 커피나무의 잎이 마치 조화처럼 보일 정도로 깨끗한 농장이었다. 특히 농장과 조금 떨어진 곳의 버려진 별장이 인상적이었다. 가공시설을 겸할 수 있도록 개조한 이 별장에는 자동스크리너와 디펙트 선별기, 건조기, 로스터기가 있었다. 또한 주변 농장의 커피를 함께 커핑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함으로써 에콰도르 남부지역의 스페셜티 커피의 성장을 이끌고 있었다. 호세는 토착종부터 새로운 품종까지 연구하며 농장을 경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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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운영되는 북부의 농장
에콰도르의 북부지역이자 수도인 키토Quito에서의 일정은 후안Juan Pinuela과 율리Juli Pena가 준비했다. 후안은 에콰도르의 농림부인 MAGAP에서 커피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에콰도르의 여러 산지에 능통하며, 율리 역시 에콰도르에서 몇 명 안 되는 큐그레이더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과 방문한 마푸토Maputo 농장은 스위스에서 온 베레나Verena Blaser가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에콰도르에 넘어와 만난 헨리Henrry Gaibor와 퇴직 후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운영하는 농장이다. 키토에서 커피랩을 운영하는 베레나는 체리 수확부터 가공까지 스페셜티 커피 지식이 상당해, 세심하게 농부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오전에 수확한 체리를 오후에 펄핑한다. 그리고 점액질 상태에서 물에 12시간 정도 담가둔 뒤 씻어 건조 베드에서 말린 뒤 35℃가 넘지 않도록 기계로 건조해 마무리한다. 이후 균일한 습도와 숙성도를 만들기 위해 허니 프로세싱 커피의 경우 3개월, 워시드 프로세싱은 1개월 정도 보관한 뒤 출고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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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발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에콰도르 커피
에콰도르에는 특이한 가공 방식을 거쳤거나 변종이 아니더라도, 화사하고 화려한 향미의 커피가 많았고 그 덕분에 일정 내내 즐거웠다. 여러 세대의 농부를 만났지만 젊은 사람들 모두가 새로운 품종과 프로세싱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오랫동안 커피를 키웠다고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었다. 맛있는 커피라는 보물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목표로 농장들은 연구를 세밀하고 정확한 커피 데이터를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에콰도르 커피가 우리나라에 소개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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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
아마티보 코리아, QC/Sacles 팀장
 

 조은지
사진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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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gustjrzld

    의외로 에콰도르 커피를 자주 만나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글을 읽고나니 에콰도르 커피를 마셔보고 싶네요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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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그레이

    에콰도르 커피라 굉장히 생소한데 화사하고, 화려한 커피가 많았다고 하니 궁금합니다! ㅎㅎ

    2019-12-02

    좋아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