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농장들은 이스마엘 호세 데 안드레아드Ismael Jose de Andrade와 에두아르도 유스타퀴오Eduardo Eustaquio Andrade 형제가 운영한다. 생산한 커피는 영국,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독일, 중국, 그리고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곳의 마이크로 랏에서 생산된 커피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2016 CoE 내추럴 부문에서 86.34점으로 17위, 2017 CoE 내추럴 부문 91.03점으로 4위를 차지했으며 2018 브라질 CoE 내추럴 부문에서는 93.26점으로 1위를 거머쥐었다. 1위 커피를 생산한 파젠다 파라이소는 파젠다 카핌 브란코의 마이크로 랏이다.
안드레아드 일가는 1901년부터 세라도 미네이로 지역에 위치한 카핌 브란코에서 커피 농사를 시작해 현재는 안드레아드 두 형제를 중심으로 가족들과 함께 115년 이상, 3대째 커피 농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브라질에서 가장 오래된 농장 중 하나로 오랜 커피 역사를 지닌 곳이라 기대감과 설렘이 컸다.
파젠다 상 실베스트레
실베스트레Silvestre는 ‘야생’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로, 이 지역의 풍부한 화산토양, 커피 재배를 위한 자연경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안드레아드 형제는 1970년대 스페셜티 커피 생산을 위해 재배 지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세라도 미네이로 지역은 고품질의 커피 재배에 유리한 화산 토양, 고도, 기후, 강수량 등의 훌륭한 테루아를 갖추고 있으며, 더욱이 가족들 모두 품질 좋은 커피 생산에 대한 사명감을 품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의 세라도 살리트레에 위치한 파젠다 상 실베스트레를 인수하는 계기가 됐다.
커피체리 선별에 집중
이곳에서는 수확한 커피 체리의 선별 작업에 매우 집중하고 있었다. 수확한 커피 체리는 우선 전자식 제트에어Jet air를 이용해 밀도에 따라 가벼운 것, 덜 익은 것, 잘 익은 것 세 가지로 선별된다. 이후 체리는 레이지드 베드 하우스 온실 혹은 파티오에 있는 레이지드 베드로 옮겨진다. 이곳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생산을 위해 전문 피커들이 결점두를 일일이 손으로 고르고 또 고른다.
품질 좋은 커피 생산을 위한 요소는 고도, 기후, 토양부터 수확, 가공 기술, 저장과 로스팅 등 다양하다. 이곳에서는 자연환경 보존과 독특한 향미를 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체리 선별작업에 집중하고 물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내추럴이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을 거친다. 체리의 껍질을 벗기고나면 점액질이 있는 상태에서 햇빛에 건조한다. 날씨에 따라 완전히 태양 건조를 하거나, 수분이 20% 정도에 도달하면 기계식 건조기로 옮겨 수분이 12%가 될 때까지 말린다.
레이지드 베드는 온실과 실외 두 곳에 설치돼있다. 베드는 모두 나무 프레임으로 만들어져있으며 와이어로 고정시킨다. 콘크리트 파티오보다 공기가 위아래로 잘 순환하기 때문에 비교적 균일하게 건조된다. 레이지드 베드에서의 건조는 파티오보다 느리고 부정적인 발효를 억제한다. 온실에도 베드를 설치한 것은 커피 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파티오 한편에서는 볼케이노Volcano 건조방식이 눈에 띄었다. 내추럴 프로세싱의 한 방식으로 커피체리를 화산모양으로 건조시키는 방법이다. 건조 시간을 늦춰 복합적인 향미를 내기 위한 것이란다. 건조를 마친 커피는 웨어하우스로 옮겨 사일로Silo에 보관해 휴지기를 거친다. 스페셜티 커피의 모든 생산과정은 각 항목별로 기록하고 관리해 이력추적이 가능하다.
안드레아 형제들은 1991년 브라질스페셜티커피협회BSCA 설립 초기 멤버로 커피 품질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소규모 커피 생산 업체를 지원해왔다. 커피 품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커피 생산을 위한 지원은 그 해 세계 최초로 CoE를 개최해내는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이후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은 세라도 미네이로 지역에서부터 진가를 발휘했음에 틀림없다. 2018 CoE 내추럴 부문에서 1위를 하는 상당한 결실을 이룬 걸 보니 말이다.
파젠다 카핌 브란코
실베스트레 농장 투어를 마친 뒤 파젠다 카핌 브란코로 이동했다. 세라도 미네이로 지역의 카르모 도 파라이나바 해발고도 1,150m에 위치한 카핌 브란코는 기후, 고도, 풍부한 화산 토양 등 커피 재배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옐로우 카투아이의 생산에 유리해 해당 품종의 생산량이 최고라고 한다.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웻 밀과 파티오의 규모가 제법 크게 느껴졌다.
콘크리트 파티오에서는 펄프된 커피체리를 5cm 정도의 두께로 넓게 펼쳐두고 햇볕에 건조한다. 30~40분마다 반복적으로 체리를 솎아주는데, 이는 부정적인 발효를 막기 위한 것으로 펄프드 내추럴 방식이다. 한쪽의 레이지드 베드에서는 선별된 체리를 3~4주 정도에 걸쳐 천천히 말린다. 수분이 12%가 될 때까지 건조시키며, 그동안 커피의 향미와 단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이곳 또한 내추럴과 펄프드 내추럴 두 가지 방식으로만 커피를 가공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파트너십
농장주 이스마엘 안드레아드는 우리와 전 일정을 함께 했는데, 환경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커피 생산 및 가공 과정을 보면 이곳이 환경 보존에 얼마나 주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내추럴 프로세싱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커피 체리 선별에는 물이 아닌 제트에어를 이용하고, 손으로 커피를 일일이 골라내는 피커를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농장을 방문하는 파트너들과 브라질의 국목인 ‘아이페 아마렐로Ipe Amarelo’ 묘목을 함께 심는 시간을 가지면서 생산자에 이어 소비자 역시 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함께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둘러보고 싶다.
10종류의 커피 커핑
파젠다 카핌 브란코는 SCA 표준에 맞는 커피 랩을 갖추고 있지만 이동시간이나 인원 등을 고려해 커핑은 웨어하우스 안에서 진행했다. 커핑할 커피는 파젠다 실베스트레 마이크로랏의 커피 다섯 종류, 파젠다 카핌 브란코의 커피, 블랜딩 커피로 구성됐다. 마이크로랏 커피의 스코어가 월등히 높았는데, 86점 이상인 커피가 세 가지였다.
한편 농장을 방문하는 모든 바이어가 스페셜티 커피만을 찾는 게 아니기 때문에 커머셜 커피인 파인 컵Fine Cup 커피도 함께 맛봤다. 레드 카투아이, 옐로우 카투아이, 옐로우 이카투가 대부분이었다. 이중 레드 카투아이 내추럴 마이크로랏 커피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체로 베리류, 열대과일, 파인애플, 자몽, 과일차, 와인, 보졸레누보, 밀크 초콜릿 등의 향미를 지녔다는 의견이 있었다.
브라질 스페셜티 커피의 다채로움만큼이나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는 마이크로랏의 특별함도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의 내추럴 프로세싱이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필자의 편견은 이전에 방문한 농장들을 통해 진작 깨졌는데, 이곳 역시 그랬다. 커피 품질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돋보였으며 피커들이 정성들여 체리를 한알 한알 선별하는 모습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습하는 모습과도 유사해 아직도 눈에 선하다. 2018 CoE 내추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는 이 하나만으로 충분히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파젠다 카핌 브란코 & 파젠다 상 실베스트레 정보
● 인증 Rainforest Alliance, UZT, BSCA, Cerrado Do Mineiro Region
● 지역 세라도 미네이로Cerrado Mineiro
● 총면적 763ha
● 커피재배 면적 330ha
● 수확시기 5월 말~8월 말
● 생산고도 1,100~1,250m
● 프로세싱 내추럴, 펄프드 내추럴
재배 품종
● 옐로우•레드 카투아이
● 이카투
● 옐로우 버번
● 티피카
現 커퍼스(한국커피품평협회) Cupper
現 티포인트 스튜디오 대표
現 서울시 강서구, 관악구 노동복지센터 커피강사
現 SCA Q-grader
前 이스타항공 창립/서비스마케팅 실장
前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원두 소비자들과 함께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네요. 다른게 아니라 이런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19-05-21
좋아요(0)가족농으로 오랜 역사를 유지한다는게 정말 대단합니다!!!!!!
2019-05-13
좋아요(0)기다리던 브라질 칼럼이네요 :) 10개의 농장을 다녀온 전문가분이 참 부러워요ㅠㅠ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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