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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석 교수] 커피산업의 핵심, 에스프레소 머신 & 그라인더 -2

전문가 칼럼

커피산업의 핵심에스프레소 머신 & 그라인더
에스프레소는 1948년 이탈리아의 아킬레 가찌아에 의해 개발된 이래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일반적인 커피 추출방법이 되었다. 에스프레소를 ‘커피의 심장’이라 부르며 이를 활용한 베리에이션 메뉴들이 탄생했고 지금도 다양한 메뉴가 개발 중이다. 대체 에스프레소의 어떤 매력이 전 세계인을 빠져들게 만든 것일까? 또한, 무엇 때문에 이토록 많은 진화와 변혁을 겪었을까? 이번 호에서는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에스프레소 시장의 흐름과 주요 쟁점 사항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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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를 위한 커피
제3의 커피물결 등장과 함께 대두된 스페셜티 커피시장은 에스프레소용 커피의 판도를 바꾸어놓았다. 먼저 싱글오리진의 등장이 있다. 특별한 향미를 지닌 스페셜티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즐기지 못하란 법은 없다. 산지별 그라인더를 따로 두고 에스프레소를 제공할 만큼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의 인기는 높았다.

더불어 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로스팅 포인트가 극단적으로 밝아졌다.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는 매력적인 산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추출용 커피도 아그트론AGTRON기준 #65~75로 밝게 로스팅 된다.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출하기 위해서 강한 압력과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머신을 선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밝게 로스팅한 커피는 충분한 인퓨징 시간을 필요로 하고 높은 온도로 추출해야만 높은 수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온도와 압력을 안정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하이엔드급 머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유 스티밍
에스프레소 종주국인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다음으로 카푸치노를 많이 마신다. 미국과 호주, 일본, 우리나라의 경우 우유가 첨가된 메뉴의 비율이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에 준하는 수준으로 많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추출과 함께 우유 스티밍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 안에 있는 보일러의 물이 끓으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스티밍에 사용된다. 스티밍은 우유 온도를 높이고, 거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바리스타는 자신이 만들 음료에 따라 스트레칭, 롤링의 비율을 조정하여 약 65~70℃의 부드러운 거품을 가진 우유를 만든다. 스티밍의 연장선에 있는 또 하나의 파트, ‘라떼아트’는 스티밍으로 만든 우유 거품을 활용하여 크레마와 조화를 이루는 그림을 완성하는 작업이다.

이번 취재에서 새로이 알게 된 흥미로운 점이 있다. 밝게 로스팅 된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압력과 물 온도를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압력이 지나치게 높으면 시큼한 맛이 표현되기 때문에 추출 압력을 높이는 것에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광명상사의 지명근 실장은 “머신의 압력이 15bar를 넘어서면 커피의 산미가 날카롭게 표현되기 때문에 압력은 9~12bar의 범위에서 머무르고 온도나 분쇄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밝게 로스팅한 커피를 제대로 추출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WBC·WLAC·WGSC 공식 머신
지난 12월 월드커피이벤트World Coffee Event(이하 WCE)는 2018~2020년 WBC, WBrC, WLAC, WGSC 등 세계 바리스타 대회의 공식 에스프레소 머신을 발표했다. 대회 공식머신은 3년의 계약 기간을 두고 재계약 하거나 바뀐다. 매년 공식머신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많은 소문이 도는데, WCE의 공식머신이 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머신의 명성을 얻고, 안정성이 증명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제조사 및 판매사는 매출 증대와 직결되므로 촉각을 곤두세웠고, 바리스타들은 자신이 출전할 대회의 공식머신이 가진 특성에 따라 시연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관심이 뜨거웠다.


WBC 공식머신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블랙이글의 재신임
2018~2020년 WBC 공식머신은 2015~2017년 공식 머신이었던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블랙이글Victoria Arduino Black Eagle로 재선정됐다. WBC의 공식머신으로 블랙이글의 재계약은 전 세계 커피업계와 바리스타들의 이목이 쏠린 만큼 큰 의미가 있다. 광명상사 지명근 실장은 “WBC 머신 선정은 계약이 끝날 때쯤 늘 갖가지 소문을 만든다. 이번에도 ‘A다, B다’ 하는 무성한 소문이 많았지만, 결국 블랙이글로 결정됐다.

한때 모 매체에서 영어로 ‘계약의 성료’를 알리는 의미를 공식머신이 변경된다는 의미로 오역하면서 오해가 비롯되기도 했다”며, “WBC 공식머신의 선정기준은 매우 명확하다. 대회에 참가한 모든 바리스타들이 머신의 변수에 의해 개인의 기량을 펼치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그래서 압력과 온도에 따른 변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주안점이다”고 덧붙였다. 지실장의 의견처럼 WCE 공식 머신 선정의 주요 사항은 ‘안정성’이다. 기계의 변수가 바리스타의 시연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기 때문에 안정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해당 제조사의 대회 스폰서로서의 의지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평가가 이뤄진다.

시모넬리사의 고급형 브랜드 ‘빅토리아’의 최상위 사양인 블랙이글은 다양한 장점을 가졌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유저의 경험User experience(이하 UX)을 바탕으로 설계된 머신이라는 점이다. UX란 사용자의 경험에 기반을 둔 디자인으로 사용자가 제품과 서비스, 회사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갖게 된 전체적인 느낌이나 경험을 뜻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바리스타가 겪은 불편한 경험에서 오는 요소를 합리적으로 개선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바리스타가 머신의 추출압력을 조정하고자 할 때, 잠깐 머신의 사용을 멈추고 워머 부분을 분리하거나, 머신의 측면을 열어 내부 보일러의 압력을 조절해야 했다. 그러나 블랙이글의 경우, 머신의 하단 부에 추출압 조절 레버를 장착하여 손쉽게 추출압을 조절할 수 있다. 이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 머신 설계는 효과적이고 다채로운 기술 실현이 쉽게 이뤄지도록 만들었다.


WLAC, WCGIS 공식머신 산레모사의 카페 레이서
WLAC와 WCGIS의 공식머신은 산레모사의 ‘레이서’로 선정되었다. WLAC는 라떼아트, WCIGS는 알코올을 활용한 창작 음료를 평가하는 대회로 추출자체에 대한 완성도와 우유 스팀의 차별성보다 메뉴 제조를 목적으로 하는 대회라고 볼 수 있다. 2018~2020년까지 이 대회의 공식머신으로 활약할 카페 레이서Cafe Racer는 산 레모사의 하이엔드급 머신 ‘오페라’에 이은 두 번째 머신이자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교통상 한영선 대리는 “레이서는 매장에서 운용하기에 오페라보다 안정적이라고 생각된다. 오페라의 경우 2015년 WBC 챔피언인 샤샤 세스틱, 영국 <스퀘어마일스>의 존 고든 등 세계적인 바리스타가 개발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2만여 가지의 커피를 테스트하여 온도와 압력, 인퓨징 등의 세밀한 조절을 가능하게 한 가변성 높은 머신이다. 매장에서 안정적으로 향미를 추출하고 향상된 품질의 스티밍을 통해 완성도 높은 음료를 만들게 하는 머신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레이서의 가장 큰 특징은 ‘드라이 스팀Dry steam’이다. 에스유상사 김상욱 대표는 “기존 스티밍은 우유의 온도를 높이고 거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증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유와 물이 희석되는 과정에서 향미의 밸런스가 깨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이서는 전체 스팀 양의 50% 이상이 뜨거운 바람이기 때문에 우유의 성분 손실이 적다”고 말했다. WLAC과 WSGC는 우유를 사용하여 메뉴를 만드는 대회이므로 스티밍과 관련해서 장점을 가진 머신이 선정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송호석

사진 월간커피 DB


추천(1) 비추천(0)

  • 커피나라

    전 가정용 에스프레소기 쓰지만 이런 전문가용 진짜 집에 두고 써보고 싶네요. ^^

    2019-01-20

    좋아요(0)
  • Rusiapark

    WBC 공식머신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블랙이글을 꼭 사고 싶네요 ♡

    2019-01-08

    좋아요(0)
  • 커피가즈아아아아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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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딴지

    유익한 내용 감사합니다 :)

    201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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